올해 2월 수도권 경매 물건을 검색하다가 이 물건을 발견했다.

고양시에 소재한 오피스텔 건물의 3층 상가인데 빨간 글씨로 유치권 표시가 있고, 고양시청의 한 부서가 보증금 없이 월세 310만에 임차했다고 한다.

자세히 보니 유치권은 채권자의 취하서가 제출돼 성립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했고, 월세 금액도 양호하고 고양시청이 임차인이라고 하니 관심이 갔다.

다음날 임장을 가보니 준공 5년 된 15층 신축이라 근처에서 경쟁력 좋은 건물로 보였고, 전용 52평 사무실에는 직원 약 25명이 근무하고 있었다.

(고양시청은 본청 건물이 좁아서 여러 부서가 근처 다른 건물들로 흩어져 있다.)

인근 부동산 약 5곳을 방문해 월세 시세를 알아보니, 현재 받는 월세(평당 6만원)가 적정 가였다.

낙찰 후 시청과 재계약 협상시에는 현재 월세에 보증금을 받거나(4년 전 계약) 월세를 조금 인상하면 되겠다는 계산을 했고, 시청 임대차 담당자에게 전화 문의하니 보증금을 줄 수 있다고 했다.

긍정적인 신호를 보고 입찰가는 수익이 예상되는 범위에서 전 회차 유찰가 근처로 높게 쓰기로 했다.

[BEST] 예? 아깝게 2등 했는데 제가 낙찰이라고요?? (김별빛)

드디어 고양지원 입찰장…

법정에서 낙찰가를 2등까지 호명하는 데 입찰자 12명 중에서 나를 2등으로 불렀다.

경매 진행자 앞에 나가서 서있는 순간 차순위 매수 신고제도가 생각나서 나도 모르게 차순위 매수 신고하겠다고 말했다. 놓치기가 아까워 그랬던 것 같다.

이 때 옆에 있던 1순위 낙찰자가 내게 손짓을 하면서 끝나고 복도에서 보자고 한다.

낙찰자는 복도에서 ‘자신은 000의 채권 담당자로, 유찰 방지용 방어 입찰을 한 것이다. 입찰 금액 차이가 90만원 밖에 안 되는 만큼 그만큼을 주면 대금 납부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면 자동으로 차순위인 내가 낙찰자가 되는 것이었다.

(아싸~)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흔쾌히 동의해 낙찰 예정자가 되었다.

1달 반이 지나고 예정대로 000는 대금 납부를 하지 않았고, 차순위인 내게 낙찰 허가가 결정되어 2등으로 낙찰받는 특이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이후 대출(4억원, 낙찰가의 87%)을 받아서 잔금을 치르고 나니 명도는 필요 없고, 시청 담당자와 임대료 협상만이 남았다.

나름 설득 논리를 가지고 담당자와 만났다. 보증금 6천만원과 월세 30만원을 추가해달라고 요청했다. 담당자는 일단 그 안을 상사에게 보고하고 답변해 주겠다고 했다.

그런데 이틀이 지나도 소식이 없다. 전화를 해보니 위에서 보증금은 지급할 수 없고 월세 인상도 일단 지금은 어렵고 나중에 연장하게 되면 그 때 고려해 보겠다고 한다.

고양시청은 기관으로서 돈이 많을 테니 기존 월세 보다는 더 받을 수 있겠다는 긍정적인 포인트를 갖고 나름 기대하고 추진했는데, 순진한 생각이었다.

희망이 사라지고 계산이 틀어지니 약간 당황스럽고, 사전에 철저하게 조사하지 못한 자신을 반성했다.

담당자에게 전화만 하지 말고 직접 만나서 보증금이 없는 부분을 문의했으면, 보증금을 받기 어려운 이유를 알 수 있었을 텐데, 전화 문의 시에는 받을 수도 있다는 식의 건성 답변이었던 것이었다.

알고 보니 관공서란 곳은 보증금 같은 큰 금액의 지출은 의회에서 예산을 승인 받아야 하는 데 그 과정이 어려워서 담당자나 부서장들이 가급적이면 보증금 없이 임대 계약을 한다고 한다.

관공서 임차인이 안정적이어서 좋을 줄 알았으나 겪어 보니 그게 아니었던 것이다.

관공서 임차인은 윗선에서 승인을 받아야 하니 협상도 어렵고, 답변도 느리고, 보증금도 받기 어렵고 등등, 정말 안 좋은 임차인이란 것을 이번에 알게 되었다.

앞으로는 관공서가 임차인이면 이런 부분에 대하여 확실히 조사해, 충분한 보상이나 대책이 있는지 검토하고 진행해야 한다.

그렇다고 시청을 내보내고 새로 임차인을 맞추기에는 현재의 상가 불황 여건상 공실기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할 수 없이 시청이 원하는 대로 수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

(담당자는 내가 보증금과 월세 증액을 계속 요청하면 근처의 다른 곳으로 이사할 생각도 내비친다.)

결국 시청에 모두 양보하고 기존대로 보증금 없이 월세 310만원에 계약했다. 나중에 연장시에는 5%를 올리기로 하고. (계약 만기에 시청이 나간다면, 공실 대비 미리 준비를 잘해야 한다. 그때는 경기가 좀 나아지기를 기대하면서.)

최종 결과는 낙찰가 46,110만, 실투금 8,500만, 월세 310만, 이자 공제 후 현금흐름 월170만원으로 실투금 수익률은 24%.

최초 계획보다 못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괜찮은 투자라고 스스로 위안을 삼기로 하고, 여러분의 투자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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