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796일 된 콩이와 함께 경제적 자유를 꿈꾸는 콩이아범입니다!
이달 초 ‘강제집행 신청 후 계고’에 대한 경험담을 올렸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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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마지막편 ‘명도 그 후 이야기’로 이후 진행사항을 나눠보려 합니다!
앞선 글의 마지막은 [강제집행 2차 속행을 앞두고 점유자의 이사 일정이 잡힌 상황]입니다.
명의이전 후 2달 가까이 무상 거주를 하셨기에 이사비를 드릴 수 있는 기한은 지났습니다. 그래도 잘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에 무언가를 미리 준비했습니다.
이사를 기다리는 도중 저는 대리인의 컨셉으로 점유자께 전화해 ‘이사가 끌날 즈음 한번 뵐 수 있습니까. 드릴게 있습니다’라고 말씀드렸지만, 반응은 그닥…
하지만! 저는 사무장님의 ‘마지막엔 웃으며 헤어질 수 있는 명도를 하라’는 가르침처럼, 대리인의 ‘일당’ 개념 봉투와 ‘휴지’를 선물하곤 합니다.
웃으며 헤어질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했기 때문이죠.
이사를 어느 정도 마쳤다는 점유자의 연락을 받고 갔을 때 점유자는 속상한 마음을 내비치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아내분의 손에 준비한 것들을 쥐어드렸습니다.
아직 사다리차는 발코니에 거치된 상태였고, 거실엔 이런 짐이 남아 있기에 당연히 내릴 거라고 생각하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갑자기 내려가는 사다리차의 사다리???
점유자에게 ‘이 짐은 안 가져가냐’ 강하게 어필했지만 점유자 아내曰
“폐기물이라 안 갖고 갑니다. 낙찰자가 싸게 낙찰 받았으니 치우라고 하쇼.”
차마… 어이가 없어서 할 말을 잃었습니다. 부엌엔 각종 조미료와 함께 아침에 먹다 만 국 냄비도 놓고 가시기에 “이거 안 가져가면 나중에 문제 생길 수 있습니다!” 하니 궁시렁거리며 가져가는데…
그렇게 그들은 떠났습니다. 현관 비밀번호만 알려준 상태로…
심호흡을 3번 한 후, 지금 이 상황에 대해 생각해봤습니다. 이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방법은 무엇일까? 이 폐기물을 우리가 치우는게 맞나? 아니잖아? 일단 다시 한번 설득해보자!!
이후 2차 속행신청 후 실질적인 명도를 이야기 했던 점유자의 딸에게 전화가 와서 이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반응은…
“우리 엄마가 뭐라고 했냐. 왜 나를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게 하며 협박하냐. 왜 이리 위협적이냐. 녹음한게 다 있다.”
이미 흥분한 상대방과의 이성적인 대화를 위해 심호흡 후 대답해줬죠. 저는 대리인으로서 절차상 설명한 것이고, 저 역시 녹취 파일을 다 갖고 있다고요.
이 상황이 부당하시다고 생각하시면 직접 법원에 문의하시면 된다니 언성이 높아지며 뚝~
곰곰이 생각해봤습니다.
상대방이 원하는게 무엇일까? 상대방은 지금 어떤 마음일까?
하니 일단 ‘점유자의 이야기를 온전히 경청 하지 못하였다’라는 것이 느껴져서 점유자와, 점유자의 딸에게 사과의 문자를 보냈습니다.
“저 역시 건당 수당을 받는 월급쟁이다 보니 제가 무례했던 점이 있다면 사과드립니다. 아파트 분리수거가 있는 다음주까지는 폐기물 처리를 부탁드립니다.”
사실 이 문자를 보내면서도 당연히 폐기물을 저희가 치운다고 생각했고,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이사가 완료 된 후 다음날 방문한 집의 상태는…
테이프로 봉인된 수납공간 뒤에 빼곡히 남겨진 수많은 짐들과 누수가 의심되며 시멘트가 탈착된 발코니의 천장까지. 무슨 보물찾기 아니 숨겨진 폐기물 찾기 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남겨진 폐기물 중 ‘나눔’이 가능한 물건들을 나눔하여 폐기물의 양을 줄여보기 시작했죠!
덕분에 당근 매너 온도 올라갔고, 커피도 얻어먹었습니다.
주말에 콩이어멈과 저는 다시 물건지에 방문했습니다. 그 전에 미리 이야기를 해놨죠. “쓰레기가 많은 집이라 애 마스크 무조건 챙겨야돼. 절대 놀라지마!!!”
그.런.데!!! 그.런.데!!!
.
폐기물이 있었는데 없어졌습니다?
분명 지난번 방문했을 땐 왼쪽 사진들과 같이 각종 폐기물이 있었거든요?
같은 공간인데 이게 무슨 일이죠? 킁킁 냄새를 맡아보니 방향제 냄새도 나네요?
점유자가 공과금 납부를 모두 하고 ‘폐기물 업체 및 청소 업체에 의뢰’해 저와의 약속을 지켜주셨습니다.
이렇게 모든 명도가 끝이 났습니다.
그 후, 저희는 아파트 도면을 바탕으로 현장 실측을 했고, 철거와 살릴 수 있는 부분을 바탕을 체크 후 인테리어를 하기 위해 아이디어 회의를 하고 있습니다.
며칠 전 점유자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먼저 저는 점유자 분께 ‘폐기물을 치워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라며 감사인사를 드렸습니다.
점유자 분이 연락을 하신 이유는 개인의 채권 회수를 위해 도와달라고요. 저 역시 회사의 채권 회수로 애를 먹었던 적이 있었고, 해결했던 경험이 있기에 채권 회수를 전문으로 하는 팀장님께 연락을 부탁드린 상황입니다.
이번 명도를 통해 ‘세상엔 악한 사람은 없다’는 것과 아버지의 책임감을 느꼈습니다.
만약 내가 혹은 우리집이 저런 상황이었으면 어떻게 대했을까? 라는 질문에 더했으면 더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아무리 명도가 힘들더라도 끝까지 상대방을 존중해야 한다는 기본을 다시 배웠습니다.
점유자는 저희 아버지보다 조금 더 나이가 많으셨던 분으로, 어떻게든 가족에게 가세가 기울었다는 이야기가 들리지 않길 바라셨습니다.
20년 가까이 가족들과의 소중한 추억이 담긴 공간이 경매의 절차에 따라 소유권이 넘어가게 생겼는데, 쉽사리 이 상황을 받아들이시기 어려웠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첫 번째 낙찰 당시엔 점유자의 부단히 ‘고의성’이 있는 세금체납이 느껴졌다면, 이번 명도는 한편으론 ‘가장의 무게와 연민’이 느껴졌습니다.
이 물건은 실거주가 아닌 ‘투자’목적으로 낙찰을 받았기에 실거주 집 낙찰 명도 당시 보다는 스트레스는 덜 받았습니다. 시간은 여유롭고 법적절차대로만 하면 되었거든요.
명도가 끝나고 난 뒤, 진심으로 점유자 가족이 새로운 보금자리에서는 행복하게 사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명도?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일이니 상대방의 입장을 한번 더 이해해 보세요. 그럼 조금이나마 수월한 명도가 기다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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