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행크알리미입니다.
지난 어버이날, 어머니가 선글라스를 갖고 싶다고 하셔서 동생과 백화점을 찾았습니다. 설마 선글라스 그깟 게 해봐야 한 50만원 하지 않겠냐고요.
1층에 매대에서 파는 선글라스를 보다가 문득 명품관에도 비슷한게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생전 처음으로 대기까지 해가며 명품관에 들어갔는데 그만… (그 다음은 상상하시는 대로^^)
동생과 반반 내기로 하고 선글라스가 상품화되어 나오는 것을 기다리며 샌들 하나를 집어들었더니 140만원이랍니다. 운동화는 170만원이랍니다.
예쁜 가방을 들고 동생에게 ‘이야 이 가방은 진짜 예쁘다. 너 여자친구 사줘라’하며 얼만지 물어보니 540만원이랍니다.
동생이 귓속말로 ‘형 조심히 내려놔 빨리’ 하는데 뒤에서 들려온 한마디.
“아까 이거 얼마라고 했죠? 이걸로 주세요.”
머리가 쭈뼛 서는 듯했습니다. 예상했던 가격표의 두배 세배에 달하는 숫자가 넘쳐나는 어색한 공간에서 ‘우와’하는 나와 ‘주세요’하는 그분의 격차가 순간 제 자신을 얼어붙게 만들었습니다.
‘아니 나도 마음만 크게 먹으면 살 수 있는데’ 하지만 절대 안 살 것을 알기에 그 격차는 참으로 복잡한 감정을 꺼내게 만들었습니다.
억울하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하고, 그런데 그게 무엇 때문인지 몰라서 더 어이없는. 그 기분을 온전히 안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여러분이 서포터즈 면접을 준비하며 겪은 감정이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합니다.
내가 살아온 삶과 살고 싶은 삶을 비교하며 ‘열심히 잘 뛰어왔는데 왜 저만큼 나아가지 못했나’ 자책하고 있구나 하는 분들이 많았으리라 생각합니다.
희망. 꿈. 부동산, 월 현금흐름 1000만원. 경제적 자유. 수없이 반복된 말들이 모두 어색한 포장에 불과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포장지를 잘 벗겨내면 ‘자랑스런 아빠 엄마가, 자랑스런 아들 딸이 되고 싶다’는 한마디가 남는다는 것도 말이죠.
고작 3분의 시간, 고작 몇 페이지 되지 않는 PPT 파일. 그 안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꾹꾹 눌려 담겨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덜덜 떨리는 마이크를 끝까지 잡았던 용기를 잘 알고 있습니다.
최선을 다했고, 모든 사람들이 그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발표가 나에게, 다른이들에게 충분한 희망과 용기를 건넸다는 것 또한 잘 알고 있습니다.
면접에 참여하셨던 모든 분들이 같은 마음으로 돌아가셨으리라 믿습니다.
이번 면접을 준비하는 과정, 면접장에 찾아오는 길, 발표하는 순간, 다른 참여자의 발표를 들으며 느낀 감정. 가슴 속에서 불이 붙어 목을 타고, 눈을 뜨게 하고, 머리가 쭈뼛 서게 만드는 그 감정이 열정으로 승화되었기를 바랍니다.
지금부터 저는 서포터즈 합격자 공지를 작성합니다.
누군가는 붙고, 누군가는 떨어질겁니다.
불합격 소식이 서운하고, 화가 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송사무장님과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잖아요’라는 말씀이 그 서운함을 누그러뜨리지 못할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합격하지 못했다고 해서 결코 실망하지 마세요. “떨어져도 계속 하다 보니 결국은 뽑아주더라”는 세라미스님처럼, 악독하게 달려들어 다음 기회를 쟁취한 비익조, Up을위한업, 행 리치님처럼 다음에 또 도전해서 하면 됩니다.
공지를 작성하며 한분 한분의 닉네임을 정성들여 적어가겠습니다. 불합격하신 분들의 닉네임을 깊이 살펴보며 지원서와 PPT 내용을 돌아보겠습니다.
이 말씀은 꼭 드리고 싶습니다. 서포터즈나 행공스 면접까지 오를 만큼 보여주신 여러분의 나눔이 결코 적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나눔이 끝내 여러분의 성공을 만들어낼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여러분 한분 한분을 생각하는 것처럼 사과와 배와 바나나와 메론을 모아 선물바구니를 만드는 마음으로 꾹꾹 눌러 공지를 작성하겠습니다.
모두 긴 과정 잘 치러내셨습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위 경험담은 지난 행크 서포터즈, 행공스 발표를 앞두고 적은 글을
오늘 새롭게 재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