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들어본 사업은 하는 것이…… 아니다”

안녕하세요! 23년 5월에 우연히 Exit 책을 접하고 바로 행크에 가입한 후, 엑시트 클래스와 엑시스스터디 3기 수강생인 아라방입니다.

과제 제출을 위해 글을 쓴 것을 제외하고 드러내기를 꺼려하던 중, 이번 9월 주제가 사업이기에 예습차원으로 조원들 중 사업에 경험이 있는 사람이 공유하기로 했는데…저의 실패담을 발표하게 되었습니다.

경험 공유를 위해 준비하면서 이왕 하는거 좀 더 면밀히 복기하고 정리해보면 저에게 도움이 되리라는 생각이 들어서 나름 열심히 정리해보았습니다. (거기에 저희 41조 여혜님의 의지를 빌렸습니다..감사합니다~)

그럼 무인정육점을 창업하게 된 배경(동기) 그리고 느낀점까지 말씀드려보겠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행크분들도 저와 같은 실수를 하지 마시고, 성공만 복제하시기를 바랍니다.

당부의 말씀 : 본사는 현재 사업중이며, 다른 지점도 운영중이므로 외부 공유는 자제 부탁 드립니다. ㅠㅠ


실질적으로 무인정육점의 대표는 제가 아니라 아내입니다.

저희는 같은 회사 동료로 일하는 중이었으며, 10년동안 근속해온 아내가 회사업무에(어디나 사람이 문제) 번아웃이 왔고, 두 아이를 육아하며 첫째가 곧 초등학교 입학하게 되면 오히려 더 시간을 아이한테 할애해야 한다는 생각에 결국 퇴사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육아에만 전념하기보다는 최소한의 리소스로 사회활동을 하고싶다는 아내의 생각에 (그래 외벌이보다는 애들 학원비라도 벌 수 있다면…..이라는 속마음 ㅎ) 저도 동의하였습니다.

게다가 퇴직금이라는 시드머니까지 있으니, 자연스럽게 무인점을 검토하게 되었습니다.

“이때 행크를 알았어야돼~
레노쌤 강의를 들었어야해!!!”

20여년동안 작은 미용실을 운영하시는 장모님 옆 가게가 개인 사정으로 철수한다는 사실을 알고, 건물주가 재개발을 기다리며 상가 임대료를 주변 시세보다 싸게 주고 향후 올릴 계획도 없다는 사실에 고무되어 덜컥 상가 계약을 했습니다.

물론 장모님 덕분에 나름 그 지역의 상권과 고객층에 대해 알고 있다는 생각까지 더해졌지요.

아이템을 선정하는데 있어 당근 무인아이스크림, 무인커피를 생각했지만 입지자체가 동네 장사이고, 외부 유입이 많지 않은 곳이어서 무아는 바로 옆에 이미 자리잡고 운영 중에 있었으며, 그 골목에 커피숍도 3개 정도 있기에 우선 배제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무인정육이라는 기사를 접하고 본격적으로 무인 정육 사업을 검색했습니다.

본격적으로 무인정육 프랜차이즈 중 최종으로 대단한 갈비와 무인자판기정육을 두고 고민했는데, 일단 대단한갈비는 냉장고를 고객이 직접 열어서 꺼내가는 시스템으로 제품의 Loss와 함께, 품질에 민감한 고기가 갈변되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가장 컷습니다.

그에 반해 자판기에서 고기가 나온다는 개념의 신선함과 나름 본사의 마케팅 컨셉에 꽂힌 저희 부부는 크게 고민없이 무인자판기 정육인 프랜차이즈를 선택했습니다.

얼마전 행크TV에서 레노쌤께서 말씀하시기를 데이타로 검증되지 않은 사업은 하지 않는다와 함께 행비페에 저희 41조에 오셨을때 질문드렸습니다.

“무인정육점은 어떤가요? 아이템으로??”

“음… 정육이라는 것은 고객과 의사소통이 필요한 제품으로 무인으로 운영되기에는 한계가 있다.”

아….뼈 맞음….씨게 맞음
아~ 내….돈! 아니….아내…..돈!!
아………우리 시드머니……
이때 경매를 알았더라면……..누가 좀 말려주지

뭐 어쨌든 21년 아무 생각없는 저희 부부는 프레시스토어라는 24시 무인신선식품을 계약하였습니다.

나름 조사해본 바 물류 공급 관련해서 문제가 없어보이고, 그 수가 많지는 않지만 그 당시 직영점(홍대)과 가맹점 4개 그리고 자판기만 공급된 곳 등이 있으며, 가맹점과 직영은 어플리케이션으로 사전 주문 후 픽업서비스부터 마일리지 전 지점 공유 등 고객서비스 마케팅도 트렌디 하다며…

하기로 맘먹으니, 사랑에 빠진 듯 좋은 것만 보이기 시작했죠.

이리하여 드디어 21년 12월에 무인정육점을 오픈하게 되었습니다.

이전 가게 주인분을 평소에 알고 있었고, 건강상의 문제로 가게를 접으시기에 약간의 권리금도 드렸습니다.

저흰 장밋빛만 그렸으니까요! 임대료가 저렴하니 손해보기야 하겠어라는 안일한 생각과…..

이 당시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외식을 마음대로 못하는 상황인지라 나름 특수도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저희는 냉장고 더블 2대를 도입했습니다.

더블이라함은 한쪽은 냉장 다른 한쪽은 냉동으로, 오렌지색은 고기류들, 녹색은 간편식을 비치해 놓았습니다. (고기와 간편식을 한 냉장고에 비치하는 것도 안된다고 하네요)

참고로 무인자판기정육을 운영하기 위해서 별도의 교육을 수료해야 식육판매업 / 식품자동판매기영업 가능
– 자판기를 사용하기위해 자판기 영업자 위생교육 수료
– 정육을 판매하기에 축산물 위생교육 수료
그럼 여기서 도대체 무인정육점을 창업하기 위해 투여된 비용과 월 운영비는 어는 정도 되는지 궁금해하실터이니 제 경우의 비용을 공개합니다.


개별 상황에 따라 상이합니다.

기본적으로 본 프랜차이즈는 자판기 가격이 고가이다보니 별도의 로열티를 지불하는 것이 없었습니다.

다만 키오스크 라이센스(사용료)를 3년 일시불로 지급하는 정도입니다.

저희는 자판기를 리퍼제품으로 구매하게되어 신제품 대비 할인 가격으로 구매한 것이 저정도 입니다.

임대 상가는 노후도가 심하고, 기존 식당의 주방이 필요없기에 확장하여 공간확보도 하였습니다.

막상 식당 집기류를 철거하고 나니, 바닥 평탄작업도 필요하고 이래저래 본사 느낌을 통일하기 위해 비교 견적없이 인테리어도 본사에서 소개해 주는 곳으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한심 그 자체….)

정말 이때의 심정은 무슨 마음이었는지 빨리 오픈만 할 생각에 비교견적도 하지 않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노력도 하지 않았네요. 흠…..쓰면서도 그 때 왜그랬을까라는 생각이……

저희 가게의 위치는 언급된 바와 같이 장모님께서 운영하시는 미용실 바로 옆이고, 아파트 단지보다는 빌라단지로 주 거주층은 50대 이상의 고령층과 1~2인가구가 밀집해있습니다.

또한 초등학교 저학년 가정이 많고, 가게 앞 골목으로 출퇴근 유동인구가 많은 편입니다. 이미 이 곳에서 20년 이상 자영업을 운영중인 장모님덕에 상권도 어느정도 알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무인점 특성상 집과는 차로 5~10분 거리로 문제가 발생시, 즉각 대처가 가능한 거리였으며, 주변에 정육점은 도로변 1개, 근처 시장까지는 도보로 11분 정도 소요되기에 나름 희소성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아내가 미용 자격을 준비중이기에 장모님 미용실에서 낮에는 일을하고있어 무인점을 일정 시간 유인점처럼 운영이 가능하니 이 또한 장점이 되겠구나라고 생각했죠. 연령이 높으신 분들이 키오스크 사용이 어려울 때 아내가 바로 출동해서 알려주곤 했습니다.

투자금 회수계획은 너무 단순했습니다. 단기전이 아닌 장기전으로 보고 애들 학원비 정도만 남으면 된다라는 소박한
목표로 객단가 1만원으로 산정 시, 하루에 20명은 구매가 이뤄지지 않을까?라는 계산이었습니다.

이는 후에 느낀거지만 소박한 목표는 혹시라도 장사가 안될경우 명분을 삼기위한 자기 위안이었습니다.

단순 계산으로도 투자금 회수기간이 저렇게 긴데….또한 마진율이 30%라고해도 적은 편입니다. 거기에 고기 가격이 상황에 따라 변동폭이 있는데 코로나로 인해 도축 두수가 줄어들어 단가가 높아지고, 운반비도 상승하여 마진은 점점 적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게다가 24시간 냉난방기 가동과 자판기의 전기세가 한 여름과 겨울에는 임대료만큼 나오는 것도 비용상승의 원인이더군요. 점점 매출은 감소하는데 마진율까지 떨어지니 손실만 쌓일뿐이죠.

간단히 무인자판기정육점에 대한 장단점을 기록해 보았습니다.

오픈되어있는 매장에 비해 Loss는 없습니다만 아무래도 유통기한이 있다보니 냉장 제품에서 Loss가 발생됩니다.

자판기 자체는 매력적이나, 통일된 박스에 제품을 넣고 진열해야 하는데 셀당 진열할 수 있는 수가 최대 4개입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자판기가 고장나거나 물건이 추출되다가 걸림현상이 발생할 경우, 더블냉장고 전체가 멈추게 됩니다.

이는 대처를 하기 전까지 판매가 불가하며, 기계 결함일 경우 A/S가 해결될 때까지 아무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나름 서서히 인지도가 쌓여갈 즈음, 여러 문제가 있었지만 특히 자판기의 잦은 고장은 동네 장사를 하는데 고객을 밀어내는 계기가 되었고, 코로나도 완화되어 외식이 활발해지면서 매출이 급감하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코로나 시기에 지원금을 3차례 받으면서 위안을 삼았으나, 본사의 소극적인 태도와 매월 적자로 이대로 유지하는 것은 손실만 키우는 것으로 판단되어 접기로 했습니다.

좋은 경험했고, 수업료 쎄게 냈다고 위안삼아보지만 너무 안일했고, 어떻게 기본도 체크하지 않았지라는 한심한 그때 내 자신을 책망하는 건 어쩔 수 없네요. 저도 저지만 아내는 자신의 퇴직금이 이렇게 소멸됨에 말은 못해도 얼마나 허탈할 지 미안한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내 퇴직금이 남았으니….위안을 삼아보자….그리고 그건…………….건들지마 ㅎ)

긴 실패담이지만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그리고 다음 번에 성공하기 위해 복기와 총평을 해보았습니다.

본사가 철수해간 자판기는 다른 구매자가 생길 경우, 감가상각 적용하여 회수될 예정입니다.

물건도 특수물건이라 제가 직접 판매를 하기가 어렵네요 ㅠㅠ

이 부분은 시작 전에 본사에 문의했을 때, 그 때 당시 본사에서 회수하기로 했는데 계약서 상에 명시하지 않아 기다릴 수 밖에 없네요. 저희를 담당했던 담당자도 말 한마디 없이 퇴사를 하고….

쓰다보니 너무 길어졌네요. (여혜님 ㅠㅠ) 어찌되었든 가장 안타까운건 왜 행크를 늦게 알았을까? 일찍 알았더라면 섣부른 시도보단 더 공부했을텐데….많은 행크분들께서 뜨거운 조언들을 해주셨을텐데….

그래도 늦게나마 행크에 입문하여 차근차근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9월5일 송쇼는 아내와 이어폰 함께 들었습니다~)

경험은 그게 어떤 것이든 언제든 나의 자산으로 돌아올 것이라 믿습니다! 다음 번에는 멋진 성공담을 공개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라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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