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면서 얼마나 많은 로망을 꿈꿀까…

그중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나 하나 누울 곳, 내가 살 공간, 집에 대한 로망이 가장 클 것이다. 나 역시 그랬다.

그래서인지 내가 유일하게 즐겨보는 TV 프로그램은 EBS 건축 탐구 집이다. 그 프로를 보면 나도 모르게 힐링이 된다.

사람 사는 이야기, 그들이 집 짓게 된 이야기, 집을 짓고 난 후 달라진 일상, 현재의 행복감, 앞으로의 기대감, 로망을 이룬 충족감.

2015년 잠깐의 전원주택 생활은 나에게 새로움 그 자체였다.

매일 같이 동네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산책하고, 산책하다 만난 이웃과 대화를 나누면서 친구가 되고, 동네 분들과 스스럼없이 친해지고 밥도 먹고, 서로의 일상을 나누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땅에 관심이 갔다.

내가 살고 있는 아름다운 돌곶이 마을. 파주출판 단지, 심학산 둘레길 등 매일 산책을 할 수 있는 예쁜 동네에 사는 것이 너무나 행복했다.

조그마한 땅이라도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내가 딛고 있는 이 땅이 우리 땅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3년 정도 매일 발품을 팔고 노력한 끝에 운이 좋게 동네에 있는 땅을 구입하게 되었다. 거창한 계획이 있던 건 아니었다. 그저 나중에 여기다 뭐 하나 지어야지 뭐 그런 생각쯤…

그러다 갑자기 코로나가 터졌다. 세상에 없던 전염병에 집값은 끝없이 치솟았고, 가상화폐, 코인 등 세상이 급변하면서 돌아갔다.

건축비, 인건비 상승 안 한 게 없을 정도로 모든 게 올랐다. 나중에 집을 지어야지라는 꿈은 점점 사라져갔다.

그렇게 빈 땅을 몇 년간 방치하다가 이 땅을 어떻게 활용할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건축비 상승으로 당장 큰 건물을 지을 수 없으니 비교적 저렴하고 빠르게 지을 수 있는 이동식 주택 쪽으로 알아보기 시작했다.

이동식 주택이란 집을 현장에서 짓지 않고 이동할 수 있는 주택을 말한다. 공장에서 만들어서 저상형 트레일러로 이동하여 현장에 올려놓기만 하면 되니까 비교적 간단하다. (말은 쉽지만 어마어마한 과정이)

단점은 트레일러에 실어서 가기 때문에 가는 길이 좁거나 전봇대 같은 구조물이 있으면 옮기기가 어렵다. 그래서 이동식 주택 구입하기 전에 내 땅에 이동식주택을 놓을 수 있는 위치인지를 먼저 확인해봐야 한다.

그렇다면 어디서 구입을 해야 할까. 난 이동식 주택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데??

첫 번째 난관에 봉착했다.

먼저 인터넷에 이동식주택, 소형주택, 타이니하우스, 세컨하우스 등을 닥치는 대로 검색했다. 그러나 홍보성 글이 많았다. 어떤 업체가 어떻게 좋은지, 그 업체에서 직접 구입한 사람들의 후기를 들을 만한 신뢰성 있는 정보가 없었다.

그러다 남편이 유튜브를 통해 알게 된 이동식주택 만드는 업체가 있어 그 공장이 있는 이천에 직접 방문했다. 인터넷 검색하면 많이 나오는 농막보다는 괜찮았지만, 2% 아쉬운 느낌이 들었다.

우린 조금 더 알아보고 결정하기로 하고 열심히 찾아 헤맸다.

그러다 마침 우리 동네와 가까이 있는 파주 지역에 한 가구 업체에서 이동식주택을 제작했다는 유튜브 영상을 보게 되었고, 그 공장을 찾아가게 되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남편 혼자 보고 온 터라, 내부가 자작나무라 너무 고급스러워 마음에 든다는 통보만 받은 상태였다.

남편이 맘에 든다며 먼저 보고 온 모델은 이것이었다.

그런데 며칠 후 직접 공장에 방문했을 때 내 눈을 사로잡은 건 새하얀 세모 집이었다.

아, 너무 이쁘잖아 무조건 너다 너.

그때부터 남편을 설득했다.

세모난 박고 지붕에 앞면은 징크, 뒷면은 세라믹 사이딩, 내부는 자작나무. 마치 새하얀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처럼 너무너무 예뻤다.

가구 사장님은 좀 더 고민해 보고 이번주에 킨텍스에서 전시회 하니 그때 한번 더 보고 결정하라고 했다.

그렇게 우리는 킨텍스 전시회에 방문했고, 기존 라포르D 모델 평수(기본 6평, 다락 2평)에서 조금 더 평수를 추가해 기본 8평, 다락 2~3평을 계약했다. 허가 최소 평수를 맞추려면 2동을 사야 했다.

그렇게 어찌어찌 계약금을 넣고 구입은 했는데…이제 이동식주택 2동을 어떻게 배치해야 할지 짜임새 있는 설계가 필요했다.

추가로 필로티를 설치하여 조망권을 확보할지, 안정감 있게 낮은 1층으로 해야 할지, 산 넘어 산이다. 한 번의 결정은 또 다른 결정의 연속이었다.

아는 건축 디자이너에게 도움을 구했다.

먼저 현장의 여러 각도의 사진과 원하는 느낌의 이미지를 전달했다. 그동안 틈틈이 상상의 나래를 펼치면서 그려본 이미지도 전달했다. 마치 어린아이가 소풍가기 전날의 설레임 같은 느낌으로.

고민 끝에 건축디자이너로부터 여러개의 배치표를 전달받았다.

1안)

2안)

3안)

보면 볼수록 헷갈린다. 하지만 땅의 활용도가 높은 3안으로 픽.

이동식주택 업체[라자가구]에서는 벌써 제작에 들어갔다고 한다. 기존 모델에서 우리가 원하는 스타일에 맞게 변경되는 사항이 있어
계속 선택과 결정의 연속이었다.

직접 결정을 해야 한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 게 아니라…그렇게 38개를 변경했다.

기본 옵션은

하츠 2구 인덕션 / 귀뚜라미 순간온수기 / 비데 / 수상한 보일러.

유료 옵션은

비스포크 삼성 55인치 TV, 삼성 벽걸이 에어컨

우리는 인덕션과 비데, 수상한 보일러만 선택하고 나머지는 추후 구입하는 것으로 정했다.

또한 기본 옵션 화장실이 너무 맘에 안 들어서 화장실은 통째로 변경했다….

이번엔 화장실 타일을 고를 차례. 업체와 연계된 설문동에 있는 ‘로얄세라믹스’에 방문했다.

아뿔싸… 종류가 너무 많다. 제일 쉬운 건 샘플 그대로 고르는 거다. 두말할 필요 없이 이걸로 정했다.

이렇게 완성된 화장실. 거울은 LED거울 화장실 타일만 변경했다. 정사각형 창문도 세로 창문으로.

두번째 화장실. 나중에 벽 수납함은 빼고, 샤워 파티션을 추가했다.

이동식 주택은 구입하였으나, 그게 끝이 아니다. 준공에 필요한 최소 평수를 맞춰야 했다.

썬룸도 당연히 평수에 들어가기 때문에 허가를 받아야 한다!

사계절 내내 활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공간을 위해 ‘썬룸’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처음에 알아봤던 건 폴리카보네이트 온실하우스인 벤자민 가든. 그런데 보면 볼수록 왠지 더 튼튼한 뭔가가 있을 것 같았다. 며칠을 검색 또 검색…

그러다 시골살이 정보나눔 카페에서 ‘썬룸엔신화’를 알게 되었다. 역시나 파주와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그러나 여기에도 난관이 있었다. 과연 썬룸을 가로세로 어디까지 할 것인가…전면폴딩을 할지, 슬라이드는 어디로 할지. 처음에는 스파를 놓을 공간만 썬룸을 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비가 올 때도 왔다 갔다 할 수 있으려면 미닫이문 있는 곳까지 만드는게 훨씬 실용적이라고 사장님께서 제안해 주셨다.
그만큼 가격은 올라갔지만 ㅠ.ㅠ

사장님의 조언대로 우리는 문까지 길게 빼기로 했다.

그러면서 박공지붕 2동이 점점 완성돼가고 있었다. 살짝 하나는 다른 걸 할까 하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이미 지나갔다. (아쉬운 마음에 사진만 남겨본다)

22년 10월 이동식주택 내부가 점점 완성 되어갔다.

이동식주택이 오기 전까지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즉 ‘기초공사’를 끝내야 한다!!!

또 어디서 알아봐야 할까? 이젠 기초공사 해줄 업체를 찾아야한다‼️

하지만 시공을 온전히 다하는 업체라면 모를까 기초공사만 해주는 업체나 전문가를 일반인이 찾기는 정말 어렵다.

소규모 공사이고, 그분들 입장에서는 그닥 돈(큰 이득)이 되지 않기 때문에 꺼려한다.

그래도 다행히 희망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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