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직원들과 회식 장소를 찾느라
몇몇 레스토랑을 찾고 있었습니다.

거리도, 장소도 괜찮아 보이는 곳 3군데를 추려놓고
어디로 갈지 고민하는데,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이 있었습니다.

첫 번째 레스토랑은 레스토랑은 자주 가던 곳이라
이번에도 들리면 회식의 감흥이 떨어질 것 같고

두 번째 레스토랑은 가격도 합리적이고 메뉴도 괜찮은데 방문자 리뷰가 많지 않았습니다.

3,800원짜리 제품으로 3,000억 벌었습니다. 이게 되네요.

새로 생긴 곳인가 하는 마음에 사진과
블로그 리뷰를 찾아보니, 화이트 톤의 깔끔한 인테리어였지만 그 이상의 특별함이 느껴지지 않았죠.

특히나 점심 회식이었기 때문에 햇살 비추는 오후,
깔끔한 인테리어에 썰렁한 분위기는 오히려
회의 자리처럼 차갑게 느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면 세 번째 레스토랑은 가격이 조금 비쌌음에도 불구하고 대문 사진부터 “저곳에 들어가는 순간 수다가 폭발하겠다”라는 감정이 올라오는 그런 공간이었습니다.

따뜻한 조명, 아기자기한 소품, 그리고
테이블마다 놓인 작은 꽃병까지…
공간에 들어가기도 전에 이미
우리만의 시간이 그려졌습니다.

저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요?
당연히 세 번째 레스토랑을 선택했고, 결과적으로
입이 아플 정도로 즐거운 회식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번 회식 장소를 고르면서 다시 한번
인사이트를 얻었습니다.
생산자라면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에서의 경험’을 판매해야 한다는 것을 말이죠.


유명한 식음료(F&B) 관련 매물이 인수합병(M&A) 시장에 잇따르고 있습니다. 런던베이글, 타르틴베이커리, 성경김 등인데요. 트렌드, 새롭고 핫한 새
www.sentv.co.kr

최근 3,000억대 매각설이 나오고 있는 런던 뮤지엄 베이글은 대표적인 감성 마케팅 브랜드입니다.

나무 트레이에 담긴 베이글, 지중해 같은 타일 바닥,
마치 유럽의 한 소품 가게에 온 듯 여러 소품이 어우러진 공간.

하나하나의 요소들이 ‘런던 뮤지엄 베이글’라는 브랜드를 표현합니다.

베이글 문화도 아닌 우리나라에서 단순히 맛있는 베이글 하나로 하나의 문화 콘텐츠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런던 뮤지엄 베이글이 3,800원짜리 베이글로
3,000억 가치를 만들 수 있던 비결은 무엇일까요?

아이러니하게 런뮤베는 베이글을 팔지 않습니다.
그들이 진짜 판매하는 것은 ‘런던이라는
낯선 도시에 온 듯한 감성적 경험’입니다.

맛있는 빵, 합리적인 가격, 접근성이 좋은 위치 등의
합리적 요소는 아니지만 왠지 모르게 소비자의
감각을 자극합니다.

영국풍의 클래식한 인테리어,
뮤지엄처럼 진열된 베이글
공간에 울려 퍼지는 잔잔한 재즈 음악,
구운 베이글의 향기와 커피향이 어우러진 공간
원목 테이블, 따뜻한 조명이 만드는 아늑한 분위기
마지막으로 쫀득한 베이글의 맛까지.
오감을 자극하는 경험은 소비자의 마음에
강하게 남습니다.

그리고 런뮤베의서의 경험은 단순히
‘맛있는 베이글을 먹었다’가 아닌,
‘소중한 시간을 특별한 공간에서의 보냈다’로 기억됩니다.

런던 뮤지엄 베이글의 성공은 단순히
예쁜 인테리어나 SNS 홍보 전략에만 있지 않습니다.

‘베이글’이라는 품목을 통해 공간,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그들만의 일관된 감성과 철학을 담아냈습니다.

런던 뮤지엄 베이글은 단순한 베이글 가게가
감성 마케팅을 통해 3,000억 가치의 문화적 아이콘으로 성장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제품이 아닌 감성을 판매한다’는
단순하지만 강력한 원칙.

오늘날, 크고 작은 생산자로 살아가는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부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