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현실의 목표 입니다.
22년이 가기전에 부동산 경험담을 쓰게되어 영광입니다.
남들은 줘도 안가질만한 빌라를 낙찰받았습니다.
9월에 낙찰되어 이런저런 일들을 겪다보니
어느덧 12월이 되었네요.
낙찰받고 집 내부를 방문하기 전까지 딱 2주일 간 행복했습니다.
집 내부를 확인하고 적잖게 충격을 받은터라
이 물건을 어찌 해야 하나 수많은 고민을 한 끝에
‘매각허가결정취소신청 및 매각대금 감액신청’ 을
작성해서 취소를 받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난방배관이 노후돼 바닥에 누수의 흔적이 보였습니다.
감평서에 집 내부 사진을 제공해서
입찰 전에 어느정도 집 노후도를 확인 할 수 있었고,
내부상태가 좋지 않으니 수리비를 감안해 입찰했습니다.
제발 누수만은 없기를 바랬지요
그런데….있다… 누수..
장판을 걷었더니 곳곳에 보이는 누수 흔적.
전 사실 이게 누수 흔적인줄 몰랐어요
(아마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던 걸지도…..)
그때 불현듯 최근 블로그에서 본 글이 떠올랐습니다.
서울 은평구에 썩빌 인테리어를 아주 멋지게 해서
블로그에 후기를 남겨놓은
인테리어 사장님의 글을 보고
부랴부랴 연락을 드려 인테리어 견적을
받아보자 해서 집으로 초빙을 했습니다.
그런데 인테리어 사장님으로부터
정말 최악의 얘기를 듣게 됩니다.
“사장님 여기 바닥에 다 누수되고 있어요”
“바닥뿐만 아니라 지금 벽에도 누수가 되고 있어요”
“여기 빌라는 전부 다 들어내고 새로 해야되요”
“비용은 세부견적을 내봐야 하겠지만 대략 4천만은 넘을것 같은데요?”
4천만원…? 거의 멘탈이 나갔습니다ㅠㅠ
제가 입찰가에 포함한 수리비용이 2천만원 이었습니다.
이거 낙찰가+수리비용+기타비용 다 포함하면
오히려 손해인데…..?
그래서 이 집은 더더욱 매각취소를 해야 겠다고 결심했죠.
매각허가결정취소 사유는
‘누수로 인한 중대하자 및 매각절차에서 이를 알리지 않은 절차상 중대한 하자’
포인트는 크게 두가지였습니다
1. 감정평가서상 난방배관 노후로 인한 바닥누수 내용 없음
2. 압류재산 공매재산 명세에 바닥 누수에 관한 내용 없음
우선 입증자료를 정말 세세하게 준비 했습니다
제가 또 한번 하는게 어렵지 했다하면
끝을 보는 성격이라
꼼꼼히 서류를 하나씩 작성해 나갔습니다
이때 참고서적으로 송사무장님 책을 10000% 활용했습니다
‘셀프소송의기술’. ‘송사무장의부동산공매의기술’
1. 누수로 인한 매각취소 사례(판례)
2. 공매 매각공고상의 하자로 인한 취소사례
3. 누수 현장 사진
4. 인테리어업체 사장 및 누수업체 견적첨부
5. 누수업체 통화내역 속기사 증거자료
등등 A4용지로 대략 40장 정도는 됐던거 같습니다
입증자료를 다 만들어 등기로 발송한게 10월 17일이었는데
이 물건 잔금납부기일이 10월 26일이었습니다.
만약 취소가 안되면 잔금납부도 해야하기에 경락대출도
여기저기 알아보고 있던 상태였죠
마냥 기다릴 수 없어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진행사항에 대해 확인을 했습니다
담당자가 하는 말이
“서류는 잘 받았고요. 그런데 이런경우로 매각취소된 사례가 없어서요”
“우선 이 사건관련 현재 법무팀 변호사가 검토중이니 좀 기다려 주세요”
“아니 취소 안되면 잔금 납부해야돼요. 기한도 얼마 안남았어요
시간이 촉박하니 빨리 결과를 알려주셔야죠.
“그리고 매각취소 안되면 누수 수리비용 만큼 매각대금감액이라도 안될까요??”
이렇게 받아 쳤더니
“선생님 그럼 취소신청 철회하고
잔금납부기한도 얼마 안남았으니
그냥 잔금 납부하셔도 되니 고려해 보세요”
엥?? (장난하니?) 그건 아니지 않나, 일단 결과는 보자
결과는??
매각취소 신청을 받아 들일 수 없다
한국자산관리공사의 답변서
나름대로 입증자료도 꼼꼼히 잘 작성해서 신청했던 터라
자산관리공사에서 취소결정을 받아 주지 않아
실망감도 조금 컸지만 안될것도 예상하고 있었기에
바로 다음 플랜을 실행했습니다.
매각취소가 되지 않으면 이 물건과는 인연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산넘어 산이라고 또 다른 난관에 봉착했습니다.
기존에 규제지역에 1주택이 있어
이 물건의 담보비율이 40%밖에 되지 않아
가지고 있는 현금+경락대출을 더해도
잔금이 조금 부족한 상황이었습니다.
추가로 부족한 현금을 마련하기위해
잔금납부까지 5일밖에 안남았는데 어떡하지??
2차 멘붕이 왔습니다.
그때부터 뇌에선 미친듯이 자기합리화를 하기 시작합니다.
‘그래 어차피 수리비도 많이 들고, 잔금내고
소유권이전 해봐야 나한텐 손해 일거야 그러니 미납하는게 나아’
‘썩빌 관리하기도 힘들텐데 보증금 1100만원
차라리 포기하는게 속편해’
‘비싼공부했다 치자’
거의 이런 생각이 뇌를 지배했습니다.
하지만 죽으라는 법만 있겠습니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하지 않았습니까.
아내 명의로 신용대출을 받았습니다.
이 과정에서도 문제가 좀 있었지만 다행히 대출을
잘 받아 잔금을 납부했습니다.
(입찰 전 대출은 꼼꼼히 알아보고 자금계획을 잘 세워야 합니다)
소유권이전 했다고 좋아할 겨를도 없습니다
인테리어 라는 더 큰 산이 남아있으니까요.
우선 인테리어 견적을 10군데 정도 받았습니다.
제가 지방에 거주해서
인테리어 견적 받느라 서울까지 매일을 왕복 250km씩
운전을 했습니다 그렇게 한 2주일 정도 했네요.
너무너무 힘들었지만 안할 수 없는 과정이었습니다.
단순히 도배, 장판, 도장, 욕실 타일덧방, 주방가구 교체 등
이런 간단한 인테리어였다면 비밀번호만 알려주고
사장님이 실측을 하라고 할 수도 있었지만,
이 집은 그런 양호한 상태가 아니라 현장에서 함께 집을 보면서
제 의견을 제시하고, 인테리어 사장님의 기술력도 확인을
해야 하는 집이었거든요
확실히 10군데 정도의 인테리어 업체에 견적을 받아보니
평균적으로 제시한 올수리 비용(턴키)이 최소 1850~3200만원까지
정말 제각각 이었습니다.
그리고 불현듯 ‘처음 인테리어 견적을 내주신 사장님이
아주 오바를 많이 하셨구나 4000만원에 눈탱이 맞을 뻔 했구나’
‘발품이 답이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친절하고 금액도 적절하게 견적을 내주신 분과
계약을 하고자 마음을 먹고 사무실로 방문했습니다
그런데 사무실에 발 디딜 공간도 없이
곳곳에 폐싱크대, 파이프, 문짝 등등 너무
정리가 되어 있지 않았고,
‘이거 계약을 하는게 맞는건가?’
하고 속으로 생각했지만 인테리어 금액을
생각하면 사실 뒤도 없었기에 계약을 하기로 했습니다
“사장님 계약하게 계약서 주시죠”
그런데 사장님이 내미신 건 계약서가 아니라
수기로 열심히 적으셨던 견적서였습니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계약서? 나는 공사할때 계약서 다 이렇게
견적서에다가 싸인했는데요”
예 맞습니다. 이 인테리어 사장님은 연세가 좀 있으신
분이셔서 과거에 이렇게 견적서 자체를 계약서 처럼 쓰시는
사장님이셨던 겁니다.
이때까지도 계약을 해야되나 엎어야 되나 진짜 고민을
많이 했지만 그래도 금액이 착하니 하기로 했습니다.
단,
“사장님 그럼 제가 집에가서 계약서 작성해서 내일
다시 사무실에 올게요”
이렇게 마무리하고 집에와서 부랴부랴
공정거래위원회 사이트에 들어가서 표준계약서를
다운받아 수정하고 사장님 1부, 나 1부 총 2부를 만들었습니다.
이때까지도 진짜 이 업체와 계약을 할까? 말까? 로
계속 고민했습니다.
일단 너무 나이드신 분이라 인테리어를 해도
올드한 느낌에 예전의 공사하던 방식으로 하실것 같고
그러면 분명 인테리어를 완료해도 좋은 결과물이
나오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리고 한편으로는 너무 가격이 저렴하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길 것 같은 불안함도 있었기에
최종적으로 이분과는 계약을 하지 않았고,
인터넷 블로그를 미친듯이 뒤지기 시작해
발견한 하남의 인테리어 업체 사장님과
계약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선 이 업체는 기본적으로
인테리어 제안서
인테리어 세부견적서
인테리어 도면, 3D제공을 해 주었고
상담과정에서 잘 해주실 것 같은
믿음이 생겨 계약을 하게 되었습니다.
금액도 부가세 포함한 금액에 제가 최초 예상했던
인테리어 금액과도 비슷했기에 만족했습니다.
그럼 낙찰받고 처음으로 방문했을때 집 상태 한번 보시죠
처참합니다.
벽 곳곳에 누수로 추정되는 흔적
처음 집에 들어가서 싱크대쪽에 물을 틀었는데 물이 나오지 않아 수도계량기를
찾아 계량기 벨브를 돌렸는데 화장실에서 미친듯이
물이 뿜어져 나왔습니다 ^^;;;
같이 간 제 친동생에게
“야 OO됐다! 빨리 잠궈” 라고 다급하게 소리쳤네요
.
여차저차 인테리어가 조금씩 진행되고 있습니다
공사 인부님들께서 열심히 철거공사를 해주고 계십니다.
샤시도 새로 달아 주고요(KCC창호)
화장실 철거 및 방수, 타일작업도 해주고요
방바닥 난방배관 설치 및 방통 작업도 해줍니다
작업 중간 중간 들리지 못해 인테리어 사장님이 보내주신
사진을 활용했습니다.
이외 전기작업, 목공작업, 가구, 도배장판 등의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공사는 11월 21일 시작해서 12월 13일에 끝이 났네요.
4주정도 걸렸습니다.
그럼 수리가 완료된 ‘줘도 안가질만한 빌라’의 모습을 한번 보시죠.
전체적으로 모던한 느낌의 화이트로 하였고,
기존 주방에 가벽을 세워 거실공간을 만들어
공간을 분리해서 거실로 활용하도록 해주었습니다.
아직 옵션(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에어컨)이 도착하지 않아
텅텅 비어있지만 곧 S사 가전제품이 채워질 예정입니다
인테리어를 완료하고
12월 14일 인근 공인중개소에 문자발송(150군데)
12월 19일 전세계약 완료(물건지 인근 부동산)
12월 29일 잔금
물건을 처리하면서 얻은 것
1. 플피 천만원정도 달성
2. 멘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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