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처음 경매를 알게 되었습니다.

권리분석도 모르고, 유료 경매사이트도 안 들어가본 상태에서 법원 게시판에서 혼자 찾아본 아파트에 멋모르고 입찰했다가 보기 좋게 패찰했습니다.

원인을 생각해보니 공부가 안되어 있던 것 같더군요, 그래서 쿵쿵나리님의 경매초급반으로 기초를 닦았습니다. 이어 송사무장님의 실전반을 들으며 실력을 기르다 어제 입찰한 상가주택을 차순위와 20만원 차이로 낙찰받았습니다.

이로써 올해 상가주택/다가구/all근생 매수 1채 목표를 조기에 달성했습니다. 올해 아파트/오피스텔/빌라 매수 목표는 10채인데 4월까지 일반매매로 5채 매입했습니다.

5월 이후에는 아파트/빌라는 일반매매로, 오피스텔은 경매로 매입하면 연말까지 목표 달성에는 무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마침 월세투자반(월세백반) 강의를 들었기에 상가주택 명도는 상세히 배울 수 있었습니다. 다가구 또는 상가주택이 아파트나 다세대에 비해 임차인이 배당받는 경우가 많아 명도가 수월하다는 설명이 맞았습니다.

1. 상가주택 명도 결과 (방 개수: 총 9개)

1) 재계약: 2
2) 임차인 배당기일前 또는 낙찰前 이사: 3
3) 임차인 인도명령: 2
4) 소유자 인도명령 + 인도집행: 2

2. 임차인 인도명령

재계약을 안 하는 임차인은 배당기일前 이사 의사를 밝히고 제가 낙찰 물건지 근처 부동산에 맡겨둔 명도확인서를 받아가기로 약속했습니다.

명도가 잘 진행되던 중 행크 동기분들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해 하시기에 ‘안그래도 별 일이 없어 재미가 없다. 남들은 訟事 (송사)도 벌이고 舌戰 (설전)도 치르던데, 내 물건엔 왜 그런 일이 없는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말이 씨가 되었는지 아니면 심심함을 덜어 주려고 그러는지 방 2개를 점유하던 임차인이 돌연 연락이 되지 않았습니다. 바로 송사무장님의 ‘셀프 소송의 기술’을 꺼내 들고 명도 부분을 여러 번 읽어 머리속에 집어넣었습니다.

책이 두꺼워 첫 페이지부터 읽으려면 쉽지 않지만, 제 돈이 걸린 상황이 되니 신기하게도 저와 관련된 부분은 읽으면서 술술 넘어가게 됩니다. 그리고 대법원 전자소송 사이트에서 인도명령을 신청하니 신속하게 인용 결정이 나왔습니다.

인도명령 결정을 받고, 임차인분을 접촉하니 연락이 아주 잘 됩니다. 임차인분이 부동산 사장님께 열쇠를 반납하면서 방 2개 명도가 종료되었습니다. 협상과는 별개로, 법적절차를 자동적으로 진행해야 안전할 것 같습니다.

3. 소유자 인도명령 + 인도집행

소유자는 처음부터 연락을 받을 수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인도집행까지 가리라 예상하고 인도명령을 신청하여 인용결정을 받았습니다. 인도명령 결정 정본과 그 송달증명원 (전자소송 가능)을 근거로 경매계에서 집행문을 부여 받고, 인도집행 (강제집행)을 집행관 사무실에 신청했습니다.

집행관님이 1차계고 후 2차계고하는 날 아침 외국인들이 방에서 물건을 빼고 있다는 연락을 주셨습니다. (낙찰 물건지 관할법원은 실무상 2번 계고 후 인도집행)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채권자들이 외국인인가? 못 받은 채무 대신 유체동산을 확보하기 위해 실력 행사를 하는 것인가?’

알고보니 그 외국인들은 이삿짐센터 직원이었습니다. 송사무장님 책의 명도편을 읽고 인도집행 다음 단계로 상가주택의 빈 방에 소유자 유체동산을 보관했다가 경매 부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일이 수월하게 풀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집행관님과 상의해 인도집행 일자를 잡고 휴가를 냈습니다. 소유자가 점유하던 방에 혹시 유체동산이 남아 있으면 어떻게 하나 걱정했습니다만, 인도집행 당일 방문을 열어 보니 방 안은 완전히 비어 있었습니다.

집행관도 소유자가 인도집행 전에 방을 말끔히 치우고 청소까지 하고 가는 경우는 드물게 본다면서 저보고 참 운이 좋다고 하면서 가셨습니다. 제가 운이 좋았을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법원의 인도집행 계고가 제가 보이지 않는 상대를 대상으로 섣불리 명도 협상을 시도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1년 후 이야기

5년 내 목표 (총자산 60억/월세 1,800만)를 행크 가입 2년이 안 되어 달성한 기념으로 스스로를 위한 자그마한 이벤트를 마련했습니다. 물론, 저는 아무런 보상 없는 소비를 혐오하는 뼛속까지 투자자인 행크의 일원으로서, 투자를 겸한 혼자놀기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상가주택의 옥상에 정원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셀프는 아니고 업체 의뢰). 지난 주 시작한 조경 공사가 목재데크 오일스텐 작업만 남기고 얼추 마무리되었습니다. 조경 공사 완료 이후에 제 최애 밀맥주인 파울리너를 한 잔 하며 혼자놀기를 만끽하는 중입니다.




밸류맵의 주변 다가구 매매 실적 및 부동산에서 취합한 임대수익률 정보를 기준으로 매도시 호가를 슬며시 정해 봅니다.

임대수익률 8.5%의 수익형 부동산이 옥상정원이라는 비장의 무기까지 갖추었으면, 제가 원하는 가격으로 충분히 매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제 타깃은 은퇴를 준비하고 있는 장년 또는 노년 부부입니다. 노부부가 실거주하면서 점포와 원룸에서 월세를 듬뿍 받고 가끔 옥상에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다면, 저금리 시대에 이보다 더 좋은 노후 대비는 없을 것 같습니다.

밤 공기가 추워 얼른 들어가야겠습니다. 그리고 옥션에서 바베큐그릴을 주문해야겠습니다^^
위 경험담은 다음 ‘행복재테크’ 카페
2019~20년 게재된 ‘한줄기바람’님의

경험담 여러편을 재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