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도를 끝내고 그동안의 과정을 글로 정리하려고하니 막막(?!) 하네요ㅎㅎ
글이 조금 두서없더라도 이해부탁드립니다^^;;

결론적으로는 42일만에 모든 과정이 끝났고(23.2.14낙찰 / 23.3.28 점유자이사)
협의까지는 딱 한 달 걸렸습니다!!(23.3.16 협의완료)

그럼이제, 시간의 순서대로 흘러가보겠습니다…..!

23.2.14(화) 낙찰

23.2.21(화) 매각허가결정 / 점유자 집에 방문했으나 부재, 문앞&우편함에 명함과 메모놓고 옴. 저녁 8시 점유자(남편) 전화 1차통화.

니가 낙찰을 받았으면 받았찌 왜 지*이야!!!!!%%$$$$%$로 시작, 듣도보도못한 살벌한 욕설들만 몽땅 내뱉고 일방적으로 끊어버림… 안되겠군.. 지금은 흥분상태이니 차분한 정신으로 읽을수있게 내용증명을 보내드려야겠구나…라고생각ㅎㅎ

23.2.23(목) 내용증명발송(등기, 일반우편 각1통)

23.2.24(금) 폐문부재로 미배달됨 확인, 문자로 내용증명 사진찍어서 보냄. 즉시 2차 전화.

“너 거기어디야!!!##@#$$%” 로 시작해 또 욕설만 내뱉고 일방적으로 끊음. 사실 저는 불특정 다수인의 전화를 받고 좋은소리 못듣는 직업을 가지고있다보니 쌍욕을 듣는것까지는 그리 큰 타격은 없었는데, 명도를 잘해내고싶다는 마음이 컸던탓인지, 조금 힘이빠졌습니다..

대화하고 협상해나가고 싶었는데… 그게 안된다니…아니 내용증명을 받았으면 쫌 이성적으로 며칠 보면서 좀 생각이라는것좀 할것이지 무슨 득달같이 전화해서 욕만하고앉아있나. 정 안되면 강제집행까지 해야지뭐 하면서도 저렇게 난리를 쳤지만 며칠 시간이지나면 좀 정신이 들어올라나… 그런생각도 했고요.

결론은 소유자가 정신을 차리고 이성적인 대화가 가능해질때까지 기다리는것밖에 방법이 없다. 지금 연락해봤자 감정자극만 될거같으니 일단 1-2주 놔둬보고 우리는 대출이나 기다리면서 있어보자, 라고 마음을 다스려가던중,….

23.2.27(월) 내용증명 배달완료가 떴습니다!!(물건의 공유자였던 아내가 받음)

왠지 조만간 아내한테서 연락이 올 것같은 느낌이 들어서 또 쿵쾅거리기 시작합니다…ㅋㅋ

23.2.28(화)오전, 점유자(아내) 1차통화

‘잔금납부도 안했는데 뭘 급하게 내용증명까지 보내시냐’라고 대화 시작. ‘잔금납부기한이 3.28일이고 + 그안에 언제든 잔금납부하면 그날로 소유권이전되고 + 월세청구도 가능하고 + 요즘은 강제집행까지 1달이면 충분하며…’ 라고 내용증명에 적힌 절차 설명.

법원에서 낙찰자한테 잔금납부기한을 1달밖에 안주냐며 놀라하고, 법원은 왜 그런사실을 자기들한테는 말을 안해주냐며 놀라하고, 자기는 다 마무리될때까지 6개월은 걸릴것으로 생각해서 당황스럽다고,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지금 직장을 구해서 돈을 버는중이고(아하 돈을 벌고계시다니 혹시 강제집행까지 가게되더라도 집행비 연대지급하라고 넣을수있겠군…ㅎㅎ)

배당잉여금으로 돈을 받을게 좀 있는데 그걸 받아야 집을 구할 수 있지 않겠냐며 (우왓! 배당잉여금 받으실게 있으시다구요?? 나이스 정보!! 여차하면 강제집행하고 배당잉여금에 가압류 해버려야겠군…ㅎㅎ)

사무장님께서 말씀하셨던, 점유자의 정보를 얻어내는 대화였습니다. 그래서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_^ (경매의기술, 명도의기술 쵝오쵝오!!) 다행히 ‘나는 아무것도 몰라요… 남편이랑 이야기하세요..’ 스타일의 아내분이 아니라서 정말 다행이었답니다…

23.3.2(목)오전, 점유자(아내) 문자&통화

“이사비는 얼마나 줄수있냐, 28일에 나간다는 다른집 임대차 계약서 작성한거 보내줄 수 있다, 어제도 이사갈 집 알아보고왔다, 그런데혹시 이사는 28일 나가는데 잔금은 더 빨리납부해줄수없냐(배당기일 빨리잡히도록)”

대화가 오가는 중에, 아내가 저와 연락중인사실을 아~~무것도 모르고계시던 남편분께 전화가와서(그래도 이번엔 욕이30프로로 줄었답니다..하하) 내용증명 왜 또 보내냐 따지길래, 등기로 보낸걸 복사해서 일반우편으로도 보낸거다라고 아무리 말해도 ‘내용이 다르거든?’ 이라는 말도안되는 말만 반복.

어떻게든 이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해보려는 아내분 속도모르고… (쯧쯧) 정신못차리는 말씀만 계속 하시길래

“선생님, 똑같은거 복사해서 보낸겁니다. 내용똑같습니다. 내용다르다고 따지시려고 전화하신겁니까?”라고 기계적으로 답했더니 잠시 멈칫하시더라구요.. (저쪽에서 아무리 욕해도 제가 겁먹지않고 감정빼고 따박따박 기계적인 답변을 하는게 효과가 있었습니다)

이 틈을타서 “선생님, 아내분이랑 말씀 안하세요?” 했더니 “내가 아내가어딨어!!! 아무도없어!!”

“선생님? 아내분이 저한테 먼저 전화오셨는데요?” 하니 당황ㅋㅋㅋ

내용증명으로 말돌리기하며 또 욕설 시작하기에 이번엔 시원~~~하게 제가 먼저 뚝 끊어버렸습니다!!

23.3.3(금) 점유자(아내)와 문자 연락

‘낙찰자와 이야기했다, 잔금 22일에 하시겠다고한다, 28일에 이사가는조건으로 이사비 220만원 줄 수 있다, 동의한다고 답장주시면 내용정리해서 합의서 작성하겠다’ 라고했더니 남편과 상의해보시겠다고 하고는 연락두절…

23.3.9(목) 점유자(아내)와 문자 연락

대금지급기한통지서가 법원에서 날라왔다는 핑계로 제가 먼저 연락했고, 남편과 어디까지 상의됐는지 문자했으나…답하지 않음.

23.3.13(월) 마지막협상이라고 생각하고 점유자(아내)에게 문자

“이번주 목요일까지 생각해보고 연락달라, 이번에도 답 없으면 나도 손 떼고 법적절차대로 진행하겠다”고 최후통첩. (이사비 없고 + 부당이득반환금 소송해서 월세 청구할거고 + 강제집행비용까지 배당잉여금에 가압류 들어간다)

아내분 바로 답장옴. ‘배당잉영금 받기전에 이사하려니 돈이없다, 카드론을 쓰려니 이자가 비싸다, 이사비 300만원까지 안되는지 낙찰자에게 한번만 여쭤봐달라’ 잠시 후 준비했던 답을 보냈습니다.

“아시다시피 배당잉여금받는거랑 낙찰자는 아무상관없다. 그럼에도 낙찰자가 배당일 하루라도 빨라지라고 대금납부기한보다 당겨서 22일에 잔금하고 28일까지 기다려주면서 대출이자에 다른비용 감수해가면서 양보하는 중인거다. 이사비300 이야기했더니 대신 22일에 이사가달라고 하신다”

아내분은 이사날짜는 28일에서 못당긴다고 답이왔고, 저는 ‘제 수당에서 떼서 사비로 300맞춰드릴테니까 임대차계약서와 현재 집상태 사진(각 방, 주방, 거실, 화장실 전부) 바로 보내달라, 여기까지가 제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선이다, 저도 강제집행까지 가는거 보고싶지않고 선생님이 저랑 연락도 잘되고 해서 최선을 다하는거다, 여기서 협의가 안되면 이젠 다른방법은 없다”고 못박았습니다.

아내분은 제가 진짜로 이게 마지막이라고 말하는 것이 진심임을 느끼신건지 아니면 이게 본인이 얻어낼 수 있는 최선이라고 결론을 지으신건지, 알겠다고 하시고 목요일까지 계약서와 집사진을 보내기로 하셨습니다.

23.3.16(목)

집 사진 10장과 임대차계약서 사진을 보내주셨고,(집 내부사진을 10장이나 보내주셔서 놀랐답니다 ㅎㅎ) 이사비 300에 28일에 이사나가겠다는 내용을 담아 문자로 약식 합의서를 작성해서 보냈고, 점유자(아내)의 합의서 내용에 동의한다는 답장도 받았습니다.

23.3.17(금) 이삿날 11시에 만나자고 약속하고 이렇게 일단 클라이막스가 끝났습니다.

저희부부의 이번 명도 목표는, “원만한 합의” 였어요. 그래서 점유자가 막무가내로 무리한 요구를 하는게 아니면 우리가 양보하자 이게 기본 마인드였답니다.

물론 채무자가 잘못해서 경매가 시작됐기는 하지만, 20년간 살면서 애들도 키우면서 살았던 집을 비우고 나가는 상황인데..라고 입장바꿔서 생각해보면 50만원 더 줄수있겠더라고요.

우리는 그집에 들어가서 살건데, 살면서 내내 점유자를 떠올리면서 기분이 안좋고싶지도 않았고, 반대로 점유자도 앞으로 살아가면서 우리를 떠올리면서 이를 바득바득 가는 그런 상황이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최대 250을 생각했던 이사비였지만 300만원에 협의했습니다!

(나중에 집을 확인해보니 특별히 훼손한 부분도 없었고 보일러는 몇달전에 새로 교체해서 새거더라구요 그래서 괜찮았습니다^^)

하지만 늘 최악의 상황은 염두에 둬야하므로(좋게 협의는 일단락됐지만 낙찰자는 강해야하므로!!) 혹시있을 법적 절차에대한 공부를 열심히 합니다. 진짜 이때했던 공부가 그동안의 공부량의 몇배는 된거같아요 ㅎㅎㅎ

부당이득반환금소송 청구서, 점이가 신청서, 인도명령 신청서들도 미리 작성해놓고, 부당이득반환금소송 청구서에 들어갈 임료계산부분도 열심히 공부하고(감평사 10분상담도 받고 ㅎㅎ), 미리겪으신 행크 선배님들의 글들도 열심히 찾아서 읽고, 셀프소송의기술은 정말 회사에도 들고가서 읽고싶은 충동을 누르고 열심히 사진찍어서 몰래몰래 회사에서 읽고….

한번씩 불안함이 올라올때마다 운동도가고, 더시크릿책을 읽으면서, 부정적인 주파수에서 얼른 벗어나려고 노력했고요..^^

23.3.23(목) 특례보금자리론으로 잔금을치르고, 인도명령신청
도 했습니다. (하루만에 결정이 나더라구요 ㅎㅎ)

23.3.28(수) 두둥! 결전의 그날입니다.

밤새 잠이 왔을 리가 없지요….

저희는 3.22에 기존집을 매도하고, 짐은 보관이사에 맡기고, 그날부터 이산가족으로 흩어져서 살고있었거든요.
28일에 점유자가 이사를 나가고 그날부터 인테리어를 시작해서 약 2주 후에는 아이와 함께 다시 세 가족이 하나가 되어야하는데, 혹시나 계획에 차질이 생겨서…

회사에 연차를 쓰고, 남편과 둘이 결전을 치르는 전사들처럼 드디어 우리집(?!)으로 향합니다. 가슴이 또 쿵쾅쿵쾅….

우선 남편이 혹시나 점유자를 마주치면 감정을 드러내버릴 것 같아서 (그간 제가 점유자한테 못들을 말을 너무 많이 들은것에 속상해있던 터라…) 차를 조금 멀리대고 관찰을 일단 하자 했습니다.

10시30분에 도착하게 갔더니, 오..진짜 사다리차가 보이고 이사를 하고있었습니다. 하아.. 진짜 이사가는구나.. 한시름 놨다…. 카페가서 커피한잔….11시30분, 짐이 다 빠졌다는 연락을받고 관리사무소에서 만나 관리비 정산하고, 점유자아내분과 집상태를 보러 같이 가는데 ‘20년간 살았는데 너무 급하게 이사가려니…그게 좀,…’이러시면서 약간 울컥해 하시는데 저도 마음이 조금 안좋더라구요.

남편분은 저를보고 본체만체 아무말없고,

아내분은 A4파일에 정리해놓은 각종 사용설명서들(몇달전 교체한 보일러, 번호키, 에어컨…)과 현관카드키를 주시는데 와…. 정말 감동했어요ㅠㅠ 그리고 나가시면서 “그동안 죄송했어요. 감사했습니다, 다음에 좋은일로 만나요” 라고 인사하시는데 이분은 정말 알찬(?!) 사람이구나 라는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분명 다시 잘되실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준비했던 이사비를 드리며 고생많으셨다, 감사했다 라고 인사드리며 송사무장님이 말씀하신 훈훈한 안녕, 뜨거운안녕을 해냈습니다!!!!

그렇게 점유자의 이사차가 떠나고…그동안의 과정이 영화속의 회상장면처럼 주르륵 스쳐갑니다…

처음가보는 길이라 당연히 두렵기도했고, 없던 전화울렁증이 생겨 우황청심환을 먹으면서 점유자의 연락을 기다리고, 그냥 강제집행 해버릴까 흔들리기도했고, 대금납부통지서에 소유자가 ‘**외1인’이어야하는데 ‘**외2인’으로 되어있는걸확인하고 법원담당자에게 확인하기까지의 시간 동안 등에 식은땀이 흐르는 경험도 하고…

그럼에도 스스로를 다독이며 한발씩 나아가자 하며 저를 일으켜세우고, 행크에서 다른분들 경험담들 읽으면서 또 제가 남긴 질문에 힘내라고 댓글달아주시는거보면서 진짜 힘이나더라고요.

지금까지 살면서, 이렇게 온전히 저의 의지만으로 무언가를 시작하고, 행동으로 옮기고, 끝까지 계획했던대로 잘 해낸 것이 처음인것같습니다. 그래서 정말, 말로 다 담을수없을만큼 벅차고 짜릿했습니다+_+

과정에서 그때그때 튀어나오는 위기의 순간을 어떻게 대처해내느냐가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던 송사무장님 말씀이 정말 많이 힘이되었습니다^_^ 생각지못한 변수가 하나씩 생겨나와도, 이걸 어떻게 극복할까에 집중하자 라고 생각하면서 대처할수있었어요.

지금 저희집은 인테리어 한창 진행중입니다^^ 예쁘게 꾸미고, 이집에서 좋은일 많이 만들어가며 살 생각에 너무 행복합니다. 감히 생각도 못했던 집을 얻을수있는 경매라는 세상으로 저를 이끌어주신 송사무장님과 행크에 정말 감사합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낙찰축하해주신분들께도 댓글을 일일이 달지못한분들 너무 감사합니다. ㅠㅠ

응원많이해주신 덕분에 끝까지 완주할수있었습니다! 앞으로 저도, 이것을 시작으로 열심히 투자해나가고, 다른분들도 열심히 응원하면서 행크에 오래오래 남아보겠습니다^_^

마지막으로.. 생각보다 만만치않은 아내를 만나서(ㅎㅎ) 생각지도않은 경매를 한다고 열심히 이 과정에 따라와주고 인테리어를 총괄책임하고있는 저의 남편에게 이 글을 빌어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ㅎㅎ

모두모두 행크에서 행복한 투자 이어나가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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