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사회생활을 건설회사에서 시작했다. 사무직이라고 들어갔는데 현장에 사람이 부족하면 나가 돌도 쌓고 시멘트도 말고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다음엔 어린이 체험행사를 운영하는 회사에 입사했다. 사무직임에도 바쁜 날에는 페인트칠도 하고, 짐도 나르고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사무 업무에 자문까지 했는데 급여는 160만원. 사회생활 9년차 치고는 너무 적은, 아니 정말 충성스러운 직원이었다. 권고사직을 당해도 그저 ‘그렇구나’ 하고 받아들일 만큼.

다음 이직한 직장에서는 신사업 관련 팀에서 일했다. 그러다 또 갑자기 부서를 축소하겠다고 권고사직을 받았다. 이번엔 화장실에서 울고 말았다.

종잣돈 50만원으로 연매출 3억 만들기까지 딱 3년 걸렸습니다

더 이상 회사생활을 하기 힘들었다. 리스크도 적고 투자금도 적게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던 중 쇼핑몰 사업을 눈여겨보게 됐다.

장기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품목을 찾아야 했다. 유튜브나 강의를 보면 기획도 잘하고 시스템화를 완벽하게 한 분들이 많았다. 이미 빽빽한 공산품 경쟁을 뚫기는 막연하고 어려워 보였다.

만만해 보이는 것이 농산물이었다. 이 정도는 나도 사진 찍고 맛있다고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셀러들이 덜 붐비고 리스크도 적은 만큼 새로 시작하기에 괜찮아 보였다.

처음에는 인터넷 정보만으로 막연해 경상도 농장까지 찾아간 적도 있었다. 막상 가보니 그렇게 물건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네이버와 카카오톡만 사용해도 농가와 도매시장에 가지 않아도 상품을 소싱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었다.

농산물의 종류는 엄청나게 많고 한철 장사가 아닌 만큼 주력 품목을 정해야 했다. 그렇게 처음 제대로 성과를 내기 시작한 품목은 귤이었다. 봄에 나는 봄귤.

과일은 보통 시즌별로 판매하니까 겨울엔 귤을 파는 셀러가 많지만, 봄귤은 찾기도 귀하고 판매자도 적을 것 같았다. 예상은 적중해 1천만원대 매출을 달성했다.

감이 잡혔다. 사과는 9월이 수확을 시작하는 타이밍인데 이 시기 판매하니까 매출이 3천만원 이상 나왔다. 어느 타이밍에 파는게 가장 효율적인지 알면 어렵지 않게 성과를 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복숭아 중에 신비복숭아라고, 속이 하얀 천도복숭아가 있다. 신비복숭아는 1년에 딱 2주밖에 수확하지 않는다. 그래서 잘 팔려면 신비복숭아 수확 시즌이 아니라 천도복숭아를 먼저 판매하다 ‘특별히 2주만 신비복숭아를 판매한다’고 했더니 아주 잘 팔렸다. 이런 식으로 전략을 입혔더니 매출은 점차 성장했다.

위탁판매이기 때문에 품질관리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 경우는 생산자나 위탁판매자나 모두 어차피 환불해주는게 원칙이다. 대신 제대로 사과하고 보상을 하면 욕하기보다 책임감 있게 봐주시는 분들이 있어 관리에 예민해질 필요도 없다.

상품관리 역시 판매자의 소관이 아니다. 위탁판매자는 기본적으로 재고를 사두는 것이 아니라 주문을 위탁받아 전달만 해주면 된다. 그래서 고객 5명이 주문했다면 해당 주문을 농가나 도매상에 전달할 금액만 있으면 된다.

그렇게 50만원으로 시작한 농산물 위탁판매는 현재 월 4천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그리고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이 기다려주며 응원해준 여자친구와 결혼에도 골인할 수 있었다.

처음엔 12시간씩 일했으나 시간은 조금씩 줄어 최근에는 하루 2~3시간만으로도 업무에 지장이 없다.

40대 임산부가 투잡으로 월매출 3천만원대를 유지하고 있기도 하다.

가벼운 종잣돈으로 시작해 하루 3시간 일하고 연매출 3억, 이중 수익은 15~20%.

이정도면 배운다는 마음으로 투잡 삼아 도전해 볼 만큼 매력적이지 않을까?

팜피디님의 행크TV 행크초대석 영상을 재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