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은 금리를 내리지 않았다. 겉보기에 아무 일도 없었다. 그리고 지금, 시장은 그 유예의 의미를 오해하고 있다. 금리가 멈췄다는 사실에만 반응하며 ‘안정’이라는 착시를 만들고 있지만, 정작 연준 내부는 그 누구도 방향에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
이번 6월 FOMC 회의에서 나타난 점도표의 분열은 그 혼란을 여실히 보여준다. 19명의 위원 중 7명은 올해 금리를 건드리지 말자고 했고, 8명은 기존대로 두 차례 인하를 주장했다. 단 한 명의 이동만으로 전망은 뒤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중간값이 유지됐다는 사실보다, 그 중간값이 충돌의 결과라는 점이 훨씬 중요하다.
하지만 시장은 이 구조를 해석하지 않는다. 그냥 ‘동결’이라는 단어만 받아들인다. 그렇게 주가는 오르고, 리스크자산은 반등한다. 실제론 방향이 아니라, ‘불확실성의 봉합’이었을 뿐인데 말이다.
이번 회의에서 가장 중요했던 메시지는, 파월의 반복된 “기다리겠다”는 발언이 아니었다. 핵심은 그가 “조금이라도 확인되면 결정하겠다”고 말한 부분이다. 지금 연준은 관세 인플레이션이라는 새로운 변수의 충격 경로를 가늠 중이다. 그리고 아직 그 경로는 가격에 전면 반영되지 않았다.
연준이 상향 조정한 2025년 Core PCE 전망치 3.1%는, 그 신호탄이다. 시장은 이를 ‘이미 반영된 결과’로 착각하지만, 파월은 오히려 “아직 판매되는 상품 다수는 관세 부과 전 수입분”이라며, 충격은 이제 막 시작되는 단계라 했다. 요컨대, 지금은 관찰의 시간이다. 연준은 이 데이터를 향후 몇 달간 추적하며, 9월을 기준으로 판단을 강제당할 수 있는 분기점을 설정한 셈이다.
이 모든 배경에서 시장은 반대로 움직인다. 자산 가격은 오르고 있고, 완화 기대는 여전하며, 소비심리도 꺾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 아래에 쌓이고 있는 변수들은 오히려 정반대의 신호를 보내고 있다.
중동 리스크는 그중 하나다. 미국이 이란 핵시설에 대한 개입을 고민 중이라는 보도는 단지 외교적 이슈로 끝나지 않는다. 유가에 즉각적인 리스크 프리미엄을 얹으며, 글로벌 기대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는 구조다. 이란이 실제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지 않더라도, 하루 1,700만 배럴이 오가는 이 해협에 ‘긴장’만 있어도 유가는 요동친다. 유가는 곧 물가다. 그리고 물가는 다시 연준을 자극한다.
노동시장도 변수다. 실업률은 4.2%에서 정체되어 있지만, 채용 증가세는 둔화 중이며 고용 창출도 특정 산업에 쏠려 있다. 연준은 이번 회의에서 실업률 전망치를 2025년 4.5%로, 2026년 4.5%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노동시장이 구조적 둔화로 이동 중임을 인정한 것이며, 연준이 아직 긴축을 유지할 명분은 줄어들고 있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금리를 인하할 명분이 충분한 것도 아니다. 관세 인플레이션은 이제 막 반영되기 시작했고, 고용은 급락이 아닌 완만한 냉각 국면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지금 연준이 서 있는 위치는 ‘움직이지 않음’이 아니라 ‘움직일 수 없음’이다.
이 와중에 시장은 방향만 본다. 지금이 완화적 환경이라 생각하고, 성장주로 쏠리고, 위험을 감내한다. 하지만 헬스케어 같은 방어주는 조정을 받고 있고, 금과 같은 안전자산은 비중을 줄였다. 이 모든 흐름은 지금이 균형 상태라고 착각하고 있는 결과다.
그러나 실제로 중요한 것은 그 구조가 무너질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의 금리 동결은 확신의 결과가 아니라, 방향 부재의 산물이다. 파월은 그 어떤 방향도 확정짓지 않았다. 다만 불확실성이 시간이 지나면 가시화될 것이며, 그 순간에는 다시 결정을 내릴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만 분명히 했다.
올가을, 연준은 점도표와 정책 소통 방식 자체에 대한 재검토에 돌입할 예정이다. 시장은 이를 예사롭게 넘기지만, 이는 단순한 형식 조정이 아니다. 불확실성이 반복될수록 정책 신호는 흔들리고, 신호의 신뢰가 떨어지면 통화정책의 실효성은 약해진다. 연준은 ‘어떻게 결정하느냐’보다 ‘어떻게 해석되느냐’를 신경쓰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이 구조 개편은 결코 가벼운 사안이 아니다.
결국, 지금 연준은 정책을 멈춘 것이 아니라 시간을 벌고 있다. 그러나 그 시간은 공짜가 아니다. 관세 충격이 본격화되고, 노동시장의 둔화가 누적되며, 기대 인플레이션의 축이 흔들리는 순간, 지금 미뤄둔 모든 판단은 훨씬 높은 비용으로 돌아오게 된다.
시장에겐 지금이 고요한 순간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연준은 이 고요함을 ‘판단의 대가’로 인식하고 있다. 움직이지 않는 것은 오판이 아니다. 움직이는 타이밍을 조율하는 것이며, 그 신호는 이미 9월로 모이고 있다.
그리고 그때 시장은 지금의 유예가, 조용한 실기였다는 걸 깨닫게 될 것이다.
4월과 5월은 얘기드렸지만 분명 저점 매수와 수익의 기회였습니다. 그리고 그 기회를 잘 포착하신 분들께 6월은 ‘수익을 지키는 구간’이 아니라, 오히려 수익을 키워내는 구간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됩니다. 시장이 여전히 구조적인 불확실성을 안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불확실성조차 일정한 범위 안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점에서 기회가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이제부터 9월까지의 시장은 단기적 반등을 노리는 매매에만 집중하기보다는,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줄먹 구간의 연속성을 함께 고려하셔야 할 시기입니다. 다만 이 흐름은 연준의 정책 시계와 직접적으로 맞물려 있기 때문에, 언제든 리스크 요인이 방향 전환의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항상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결국 전략은 복잡하지 않습니다. 남은 시간을 기회로 활용하되, 리스크 관리만큼은 선제적으로 준비해두는 것, 지금 시장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기민하게 수익을 확보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현재의 흐름이 유효한 것은 맞지만, 그 유효함이 방심으로 이어지는 순간 회복보다 탈출이 더 어려운 상황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최근처럼 시장이 하루에도 여러 번 방향을 바꾸는 모습을 보면, 이제는 기존의 분석 논리만으로 전체 흐름을 설명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지금은 예측보다는 대응 중심의 전략이 요구되는 시기라고 보셔야 합니다. 이 같은 혼란의 근본 배경에는 앞서 말씀드린 관세 인플레이션의 시차 효과, 고용시장의 완만한 둔화, 그리고 연준 내부의 판단 유예라는 복합적 구조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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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변동성이 커졌다는 건, 곧 명확한 정답이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방향을 확신하고 길게 끌고 가는 접근보다는, 짧게 진입하고 짧게 챙기는 줄먹 전략이 훨씬 더 실용적일 수 있습니다. 지금의 구간은 이미 4~5월처럼 여유롭게 진입할 수 있는 타이밍은 아니며, 흐름이 이어지더라도 기회가 길게 기다려주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전략은 분명합니다. 장기 보유를 새로 시작하기엔 늦었고, 진입하신다면 언제든 빠져나올 수 있는 조건에서 움직이셔야 합니다. 남은 유예의 시간 동안에는 방향성보다 민첩한 대응력에 집중하셔야 하며, 그 과정에서 안정적인 수익 회수에 성공하시는 것이야말로 지금 시장이 허용하는 가장 현실적인 전략이라고 판단됩니다.
개미들의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기에 긍정적이지 않습니다. 변동성이 계속 요구 되는 한주가 될듯하네요.
☀☀ 고래 등업, 단순 짧은 글 도배로는 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