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이 아파트만을 한정하지는 않지만 내집 마련을 위한 실거주 목적의 일반 투자자와 이제 막 경매 공부를 시작한 초보 경매투자자들에게 아파트는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부동산 종목이다.

20~30대는 취업과 직장생활에 정신없이 보내다가 집은 한채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 무렵, 부동산 경매 투자로 수익을 낸 성공사례들을 듣고 나도 경매를 하면 곧 부자가 될 것만 같은 생각에 책도 읽고 강의도 듣고 커뮤니티 가입도 해본다.

경매초급반에서 강사를 따라 아장아장 법원에 견학도 가보고 입찰표 작성, 기초적인 권리분석과 경매 절차에 대해서도 강의를 듣는다.

입찰은 커녕 낙찰도 되기 전에 명도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세금으로 다 뱉어 내야하는건 아닌지 김칫국부터 들이 마시는 쓸데없는 걱정도 태산이다.

용기를 내어 입지와 역세권, 초품아 등을 꼼꼼히 따져 깨끗하고 괜찮아 보이는 내 투자금 범위 내의 아파트 경매 물건을 선정하여 입찰을 해본다.

내가 입찰하는 아파트마다 기본 20~30명 입찰자가 들어온다.
입찰자 20~50명 경매물건에서 허우적 거리는 이유


발품팔아 현장조사하고 법원 입찰하여 패찰을 여러번 하다보면 거의 감정가/시세대로 가져가는 것을 보고 저 가격이면 굳이 왜 경매로 낙찰을 받을까 의아할 때도 많다.

1년 가까이 패찰이 계속되면 정말 경매가 돈 되는 것이 맞는건지 의문이 들고 여러번 패찰로 동기부여도 힘도 빠진다.

초보 경매투자자들이 겪는 과정이다.

경쟁이 치열한 경매물건에서 어떻게 운이 좋아 낙찰을 받았다고 할지라도 낙찰가 대비 매도시 큰 차액을 기대하기 힘들다. 또한 몇번의 투자로 투자금이 고갈되어 아파트,빌라 몇건 투자하고 경매시장을 떠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경매를 시작하고 97%가 포기하고 떠나는 이유이다.

무엇이 문제일까?

일반매매 투자자들은 아파트를 사고자 할 때 조건이 있다. 조건은 역세권, 학군, 주변 인프라, 개발호재, 신축, 직주근접, 대단지, 로얄동/로열호수, 채광, 향, 조망, 주차장, 초품아….등 내가 살 집이고 이왕이면 살면서 가격도 올랐으면 하기 때문에 모든 조건에 맞아야 하지만 내 투자금 범위에서 최대한 조건에 부합해야 한다.

초보 경매투자자도 투자목적으로 경매물건을 고를 때 역세권, 학군, 주변 인프라, 개발호재, 직주근접, 대단지 등…물건선정의 조건은 뉴스나 인터넷에서 들었던 범위 내에서 이다.

그렇다면 ‘경매로 돈 벌고 싶은 나’는 어떠한 조건과 기준으로 물건을 고르고 입찰에 들어가는가?

서울,수도권이어야 되고 역세권에 교통이 좋으며 ‘초품아’이어야 하고 신축이나 준신축으로 깨끗해야 하고 일자리가 가까운 직주근접 위치어야 하며 1000세대 이상 대단지에…일반매매 투자자,초보 경매투자자와 똑같은 기준을 가지고 물건을 바라본다.

끊임없이 밀물처럼 들어왔다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초보 경매투자자와 영원히 레드오션에서 허우적 거리는 이유이다.

1년 가까이 초보들과 경쟁하며 패찰에 패찰을 거듭해도 깨닫지 못하고 한 발자국이라도 빠져나오지 못한다면 본인의 문제임을 인정해야 한다. 다들 나 잘난 맛에 살고 내가 똑똑한 줄 알지만 이정도 상황이 되면 나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빠른 태세전환을 해야 한다.

손자병법에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불태(百戰不殆)”라는 말이 있다. 상대방과 나를 알고 싸움에 임하면 이길 수 있다는 말인데 대표적인 주거지 물건인 아파트에서 나의 경쟁자는 경매고수가 아니다.

아파트 경매 물건에서 나의 경쟁자는 이제 막 경매를 하는 초보 투자자들이고 그중에 가장 무서운 경쟁자는 실거주 목적의 초보 투자자들이다.

실거주자 입장에서 감정가,시세에 가까운 가격으로 낙찰 받더라도 그들에게는 일반매매시 보다 경매를 통해 대출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장점이 있다.

그렇다면 초보 투자자(실거주자)가 아파트 물건을 고르는 기준에서 약간만 벗어나면 경쟁을 피할 수 있다. 그들이 나름 현명한 물건선정 조건이라고 생각하는 1차원적인 생각에서 우리는 돈 버는 조건으로 아주 살짝만 비틀면 된다.

초보 투자자 특히 실거주자의 경우 투자에 있어서 이들에게는 단기투자/장기투자의 개념이 없다. 이들은 그저 살면서 가격도 같이 오르기를 바랄 뿐이다.

하지만 ‘경매로 돈을 벌고 싶은 나’는 세부적인 투자목적(단기투자/장기투자)에 따라 전략을 달리 가져가야만 한다.

단기투자 목적일 때, 1층이건 나홀로 아파트이건 오래된 복도식 아파트이건 이미 모두 가격에 반영이 되어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러한 물건들은 초보 투자자들의 눈높이, 그들의 안목?에 맞지 않기 때문에 경쟁이 덜하다.

단기매도 전략에서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오로지 ‘수요’이다. 아파트가 논바닥 한가운데 있는 주위가 허허벌판인 나홀로 아파트이던 노후된 아파트던지 “싸게 내놓으면 팔리는가?”에 집중하여야 한다.

재매각(미납/불허가), 보증금 인수물건, 최저가에 여러개 깔아놓으면 낙찰 가능성이 높은 시리즈 물건, 시뻘건 인수 권리가 있으나 해결 가능한 물건 등 초보 눈높이에서 살짝만 벗어나면 된다.

결국 키워드는 차별화에 대한 고민을 단 1분이라도 했는가? 이다.

경쟁이 본질인 경매에서 경쟁하지 않을 방법을 찾지 않는다면 영원히 초보 투자자와 경쟁할 수 밖에 없다.

초보 투자자들과 똑같은 안목?으로 20~50명 경쟁 물건에서 허우적 거리는 경매투자자들은 공통점이 있다.

첫째, 아무런 전략이나 방향성 없이 관성처럼 입찰에 참여하고 로또 확률의 낙찰을 기대한다.
둘째, 시간,노력,차별화 고민 등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큰 수익을 바란다.
셋째, 투자방법 또는 지식에 대하여 배우려 하지 않고 시간투자를 하지 않는다.
넷째, 현장조사,지역분석 등 임장을 열심히 하지 않는다.

책 몇권 읽고 강의를 들었다고 공부의 끝이 아니다.

거기까지는 경매에 관심만 있다면 누구나 하는 기본과정이다. 진짜 투자공부는 따로 있다.

성공사례를 남의 무용담 듣듯이 대부분 흘려 듣고 말지만 그러한 사례를 패턴화하여 복사,붙여넣기 해본다는 자세로 경매 물건에 적용하고 분석하면 그보다 더 효율적인 공부는 없다.

정답을 보고 시험치는 오픈북과 같기 때문이다.

꾸준히 지속하여 지식과 경험을 차곡차곡 1년, 2년 쌓는다면…
꾸준함은 성공의 열쇠다.
바위에 물방울이 떨어져
그걸 관통하듯
꾸준한 노력이 모든 장벽을
무너뜨린다.
루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