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의 국유재산을 기준 없이 매각해왔다’는 헐값매각 논란이 번졌습니다.

이재명 대통령도 “국유재산 매각을 가급적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새로운 기준을 정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여러 언론에서 이 내용을 기사화했는데, 이중 JTBC가 몇 개 물건을 추려서 뉴스에 내보냈습니다.

이런 폐가를 120억에 낙찰받은 게 정말 문제일까요?

타이틀은 “183억, 강남부동산 120억에 매각”입니다.

첫 번째 나온 물건은 단독주택이었던 토지인데 감정가 192억는 낙찰가는 123억입니다. 낙찰가가 감정가의 64%에 불과합니다.

이걸 시세대로 팔아야 하는데 ‘할인해서’ 팔았기에 헐값처분이라는 것입니다.

이것 말고도 뉴스에는 여러 물건들이 소개되었습니다.

해당 동영상 댓글 대부분은 비판일색입니다. ‘다 회수해야 한다, 공무 가능성이 높다, 낙찰 받은 이도 공범이다’ 하는데, 싸게 사서 커미션을 주는 그런 모습을 상상하신 것 같습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경제부총리, 국무총리께서 그동안 매각된 국유재산을 전수조사 한다는 뉴스도 등장했습니다.

이런 기사를 보고 있으면 많은 서민들은 화도 나고 짜증도 날 것입니다. 근로의지가 박살나고, 누구는 200만원 300만원 노동해 월급을 버는데 백억단위가 나오니 어떤 심정인지 이해가 됩니다.

자, 그런데 뉴스는 한쪽 측면만 보여줄 수 있잖아요. 오판이었을 가능성이 있으니 기사에는 등장하지 않은 반대쪽 이야기를 지금부터 전해드리겠습니다.


“공매에서 시장가의 반값으로 떨어진 것은 국유재산 말고도 많다. 온비드를 통해 공개매각했으면 그게 합당한 가격이지 무슨 헐값이냐.”

이런 댓글이 보이는데, 경공매에 대해 공부를 하신 분 같습니다.

그 말대로 제가 낙찰받은 물건은 국유재산이고, 개인적으로 은밀하게 거래가 할 수 없습니다.

공매는 온비드라는 곳을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적으로 매각하는데,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내 낙찰받았습니다. 기사에는 부동산 교육업체라고 설명하는데, 그게 행크에듀입니다.

온비드에서 낙찰을 받으면 이렇게 낙찰알림 문자를 보내줍니다.

지금부터 이 물건을 저렴하게 낙찰받을 수 있었던 이유를 짚어 드리겠습니다.

저는 이 물건을 은밀하게 낙찰받지 않았습니다. 대한민국 성인이라면 누구나 입찰할 수 있는 공매사이트 온비드를 통해 검색했고, 입찰했습니다.

www.onbid.co.kr

이 물건도 감정가는 192억이었지만 여러번 유찰되어 115억까지 떨어졌습니다.

토지면적은 198평인데 주택 치고 상당히 넓습니다. 건물은 128평입니다. 국유재산이라고 되어 있지만, 정확히 등기부등본을 보면 기획재정부 소유였습니다.

이렇게 좋아보이는 물건이 감정가 60%까지 떨어지면 의심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그건 공매가 진행되던 시기와 입지를 보면 유추 가능합니다.

온비드에는 8월, 9월, 10월 매각일정이 미리 다 나와 있습니다. 계속 유찰되었다는 것은 그것이 제값이 아니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170억, 150억, 130억에도 주인이 나타나지 않다가 115억이 최저가가 됐을 때 제가 123억을 적어낸 것입니다.



입지를 보면 아주 좋지는 않습니다. 대로변에서 두 블록 들어가 강남 한복판이라고 해도 A급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또한 경사가 심한 언덕 뒤 부지에 일방통행길이기도 합니다.

단독주택이었던 것도 한몫 했습니다. 토지는 198평이어도 임대할 수 있지만, 128평 주택을 임차할 수 있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오래돼서 층고도 낮고 사용하지 않아 내부는 거의 폐허 수준이었고요.

공매 물건은 입찰 전 누구나 볼 수 있는데, 이런 상태를 보고 130억 주고 살 만한 사람 찾기는 상당히 어려울 것입니다.

여러분이 만약 100억을 갖고 있다면 이런 언덕 위 다 쓰러져 가는 주택을 사시겠습니까?


정부가 잘못한 것은 너무 안 좋은 시기에 매각을 진행했다는 것입니다.

이 물건이 공매에 나온 2023년은 미국발 금리인상으로 시장에서 비명소리가 들렸습니다. 특히 이렇게 큰 물건은 대출을 많이 받아야 하는데 금리나 전망이 좋지 않아 관망하는 타이밍이었죠.

그럼에도 만약 주택을 철거하고 나대지 상태로 매각했다면 조금 더 나은 가격에 매각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결국 저는 123억을 적었고, 2등은 118억인를 적어서 2등과 5억 정도의 차이가 났습니다. 만약 제가 입찰하지 않았다면 국고로 5억 정도가 덜 회수될 뻔 했던 겁니다. 2등한 분도 입찰하지 않았다면 가격은 110억 밑에서 다음 차례를 기다려야 했고요.

여러분이 이런 상황을 안다면 공매를 통해 낙찰받은 사람을 욕하거나 누구와 결탁했다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죄송하지만 너무 무식한 소리입니다.

대한민국 법은 그렇게 허술하지 않습니다. 공매는 누구든 다 공정하고 공평하게 입찰할 수 있습니다.

이래도 감정가 192억 원 물건을 123억에 산 것이 부당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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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경공매 낙찰 결과를 보면 국유재산 말고도 정말 좋은 물건들이 절반 이상 떨어진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사람은 무엇이든 싸게 사고 싶어합니다. 백화점도 세일을 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가잖아요. 우리가 어떤 것을 사든지 싸게 살 수 있는 것은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돈 많은 사람들만 돈 더 버는 세상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도 아닙니다.

온비드는 몇 십만 원, 몇 백만 원, 몇 천만 원 저렴한 물건도 정말 많습니다. 그래서 공부를 조금만 하면 수천만원으로도 얼마든지 좋은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공부한 사람만, 이걸 아는 사람만 싸게 사는 겁니다.

경공매는 국가가 마련한 제도와 법률 안에서 만들어진 입찰 방식입니다.

공부한 사람은 일반 부동산만 아니라 공개경쟁 방식에서도 싸게 살 수 있는 옵션을 항상 갖고 사는 겁니다.

특별한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매수하는 방법을 공부하느냐 안 하느냐, 이걸 아느냐 모르느냐 그 차이로 갈라지는 겁니다. 불황의 시기는 언제도 옵니다. 현 시점도 주식시장만 좋을 뿐이고 아직 실질경제는 그렇게 좋지 않습니다.

지금도 저는 기회의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도 공부하셔서 필요한 부동산을 최대한 저렴하게 매입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가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