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쿵쿵나리님의 경매 초급반을 마스터한 후 주말마다 열심히 임장을 다니고 있는 부린이입니다. 공매 낙찰받은 인천 서구 아파트 매도 이야기를 해드릴게요.

한전에서 직원용으로 사용하던 아파트를 여러 채 내놨어요. 최저입찰가가 비공개라 1차에는 떨어지고 2차에서 한 채를 낙찰받았어요.

그거 받으려고 집에서 멀고도 먼 그곳을 몇 번씩이나 임장가고 부동산은 또 얼마나 돌아다녔는지, 그래도 좋은 물건을 낙찰 받고 나니까 그런 힘든 기억이 싹~ 사라지더군요.

3월에 낙찰 받고 5월에 잔금까지 치르고 난 후 단기로 1~2천 띠기 할 요량으로 매도를 알아보는데 어라? 인천 서구가 투기과열지구로 묶여버린 것 아니겠어요.

아니 이 동네가 왜…

뭐 그래도 어쩌겠어요, 상황은 이미 벌어졌으니 어떻게든 최대한 노력해서 매도하는 수밖에. 집 상태는 전체적으로 괜찮았지만, 오랫동안 빈집이었기에 간단한 수리와 전문 청소 업체를 불러서 청소를 끝냈습니다.

그리고 아파트 주변에 있는 부동산이라는 부동산은 모두 방문해서 매물을 내어놓고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조금 더 떨어진 곳까지 문자로 매물을 내놓았습니다.

근데…한번에 한전에서 내놓은 여러 개의 아파트가 한번에 다 공매로 나왔으니 매도 시점도 비슷해서 경쟁할 물건들이 많았던 거에요.

특히나 저희는 간단한 수리와 청소 정도 했지만, 바로 윗층은 올수리를 해서 결국… 기다리고 기다리고 이자만 따박따박 내고 있었어요.

그렇게 2달 정도 흘렀을까 ‘3달은 힘든데’ 하던 찰나에 부동산에서 연락이 오면서 일사천리로 계약이 진행됐어요.

계약 할 때 잔금 전에 인테리어를 좀 할 수 있냐고 하길래 ‘뭐든 못해줍니까~’ 하는 심정으로 사전에 말씀하시면 최대한 배려해주기로 약속도 했죠!!

그리곤 약속대로 잔금 전에 인테리어를 할 수 있게 해드렸어요. 대신 인테리어는 그냥 기분 내기용으로 허락하면 안된다는 걸 알아서 인테리어 전 협약서를 작성하기로 했어요. (관리비 정산, 인테리어 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책임 등…)

매수자도 당연히 협약서를 쓰고 인테리어를 하겠다고 했죠. 인테리어 전에 치수를 재겠다고 해서 비밀번호도 전송 완료~!!

아………………….



좀 낡긴 했지만 그래도 내 소중한 싱크대며, 베란다에 새로 깔아 놓은 장판 어디갔니?

주방엔 타일도 붙였네???

악!!!!! 깊은 빡침!!!!!!!!!!!

협약서 쓰기 전에 건드리기 않겠다고 약속해놓고, 치수만 잰다면서 이럴 수가 있나요?

화가 나서 당장이라도 쳐들어가서 다 때려 부수고 싶었지만 흥분을 가라앉히고 묵묵히 비번만 바꾸고 그들의 연락을 기다렸습니다.

1~2일 지나니 부동산을 통해서 비번을 바꾸셨냐는 연락이 왔고, 저희는 냉정하고도 차분하게 “협약서 쓰기도 전에 인테리어를 시작하셨네요”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평소엔 온순하지만 건드리면 터지는 스타일이라 거짓말, 신뢰를 저버리는 행동은 절대 용서 못해!!!!

잔금 전에 인테리어 하게 하면 문제 생긴다고, 그런 거 협조하지 말라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그렇게 야박하게 살기 싫어서 배려를 했는데, 우릴 속이고, 기만해??

더 웃긴 건, 매수자도 모르는 일이라더군요!

인테리어 업체가 치수만 재기로 하고 마음대로 싱크대를 뜯어갔다나 어쨌대나. 이게 말이야 방구야~!!!

추가된 거짓말에 저는 더더더더~폭발!

원상복구 안하면 계약 취소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결국 매도를 했고, 저희가 얻은 것은

1. 중개수수료 매수인 부담
2. 3개월 밀린 관리비 전부 매수인 부담
3. 계약과 동시에 어떤 하자가 발생해도 매도인에게 책임 묻지 않기

매수인은 두번 거짓말을 한 죄로 수락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실, 1번 2번은 반반 부담 정도로 물러설 거 대비해서 강수로 날린 건데 매수인이 거짓말에 대해 그래도 할 말이 없긴 했나봐요. 그냥 바로 수긍하더라고요!

근데 3번은 끝까지 수긍 안 하려고 하더라고요. 이런 비정상적인 부동산 거래가 어디있냐며…그래서 저도 말했죠!

“잔금 전에, 협약서 쓰기도 전에 몰래 때려부수는건 정상인가요?”

저희는 분명 매수인이 원하는 거 다 해준다고 했어요. 어쩌면 너무 쉽게 콜~을 외친 제가 약간 띠리하게 보였었나?

저 같은 부린이 선생님들, 잔금 전에 인테리어 요청하면 반드시 협약서 쓰셔야 하고, 중간에 집 상태 꼭 체크하세요!

저희 몰래 인테리어 하다가 화재가 발생하든, 물건에 문제가 생기든 했으면 어쩔뻔 했을까요.

암튼 이렇게 처음 공매로 낙찰받은 아파트 매도는 마무리 되었답니다~
위 경험담은 다음 ‘행복재테크’ 카페
2020년 11월 게재된 ‘피닉스’님의
‘매도시, 잔금 전 인테리어 협의 잘 챙기세요! 식겁해요’를 재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