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초보 중에 왕초보인데 경매로 받은 물건 임차를 드디어 맞췄습니다.

입찰 3번 만에 서울 빌라를 낙찰받게 되었습니다!!

1. 입찰하게 된 과정
저는 지역분석하고 갭투하는 스타일로 2년 정도 공부/투자를 조금 해왔어요. 하락장도 준비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작년 말부터 경매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원래 갭투로 매수하려던 지역이어서 관심있게 보던 중 경매물건이 나온 곳이 있어 에라 모르겠다 최저가보다 조금만 더 써서 해보자 라는 생각으로 입찰하게 되었습니다.

2. 얼떨결에 낙찰
경매 법원 가는 날은 비도 꽤 오고 참 가기 싫은 날이었는데요. (게다가 처음 가보는 법원)

비오는 날은 승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얘기를 들어서ㅋ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갔습니다. 신한은행 농협통장 계좌도 없어서 번거롭게 중간에 우리은행 들러서 수표도 받고요.

입찰서류를 접수하고 한참 있으니 물건 순서가 돌아왔는데 3명이 입찰을 했더라고요. 근데 저를 안 부르는 거 보니까 에이 떨어졌다고 생각하고 어서 보증금이나 받아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앞으로 나갔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앞쪽이 웅성웅성??? 최고가 낙찰자분이 서류 미비로 무효처리가 되는게 아닙니까. 그러면 내 차례가 올수도 있겠다!! 기대했는데 제 이름은 안 부르더라고요.

그런데 또 갑자기 웅성웅성??? 그러더니 또 차순위 쓰신 분도 서류 미비로 무효처리가 되었다고, 그래서 얼떨결에 낙찰을 받았습니다.

3. 잔금을 일찍 치르다
제가 입찰하기 전에 7.10 대책이 발표되었다지요.

이래저래 걸리는게 많았는데 7.31까지 잔금처리하면 된다고 해서 낙찰 2주 후 확정되고, 29일 바로 잔금 납부했습니다. (그리고 보니 공주가가 1억 미만이어서 서두를 필요 없었네요;;;)

4. 셀프 등기
잔금은 마침 있던 여윳돈으로 했던 터라 대출 안 일으키고 납부했습니다. 대출을 받을까? 했다가 안했던 이유는 LH임대나 중소기업청 임대가 가능한 곳이어서 그 수요자를 노린 것도 있습니다.

근데 대출을 안하니 법무사한테 등기를 맡기지 않아도 된다는 이상한? 생각에 휩쓸려 셀프등기까지 진행하게 됩니다.

법원 → 구청 → 법원을 버스로 이동하면서 피곤한 셀프등기를 끝마치니… 셀프등기는 처음이자 마지막이어도 괜찮을 것 같아요.

5. 명도
등기 전 사건열람할 때는 의미 있는 정보(연락처)가 거의 없어서 일단 현장탐문… 현장탐문은 짝꿍이 힘써주었습니다. 예상대로 폐문부재 상태로 굳게 잠긴 대문, 놀랍게도 택배1개를 발견하게 됩니다!! 거기에 이름과 연락처가 있었어요.

연락처로 전화하니 정정한 목소리의 할아버지가 전화를 받으셨습니다. 내용을 들어보니 집소유자와는 아는 사람이고, 전입신고 되어있는 사람은 내보냈고 자기가 살고 있다네요.

알아낸 연락처를 바탕으로 인도명령 신청했는데 거주자임을 입증하라고 계속 보정명령이 오는데… 아는 정보가 없으니 보정도 못하고 시간은 흘러만 갑니다.

4-5차례 통화했는데 결론적으로는 이사비를 좀 챙겨달라고 하는게 목적이었습니다. 이쯤 되니 제 계산으로는 그분들께 이사비만 주면 이사를 나갈 것 같았습니다.

다만 그쪽에선 300 말씀하시고 저는 50으로 팽팽한 대립을 할 뿐이었지요. 그런데 대화를 나누던 중 할아버지가 스트레스를 받으셨는지 사실 본인이 소유자 아버지라고 하시는게 아니겠습니까!!!

그랬더니 모르는 번호로 또 전화가 옵니다. 그래서 아드님 aka 전소유자분이 등장 !!!

진짜 이해관계자가 등장하면서 요구는 구체화됐습니다. 집 상태를 보고 이사비를 더 줄까말까 생각했기에, 일단 집 좀 보여달라고 했습니다.

집 보러간 날 진짜 더워서 땀 뻘뻘 흘리면서 버스타고 걸어갔는데, 멋쟁이 마동석같이 생긴 전소유자는 남색 외제차에서 내려서 뽀송한 얼굴로 이사비를 더 달라고 하셨습니다.

집상태는 나름 깔끔한 편이었지만, 계속 50을 주장하다가 며칠뒤에 100까지 드리겠다고 하고 마무리. 극적타결이 되어 8월 28일에 이사를 나가게 되었습니다!!

잔금 후 1달 만에 명도라니 정말 꿈만 같았네요. 그런데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지요??

6. 이삿날
이사 당일 10시까지 오라해서 더운날에 꾸역꾸역 찾아갔습니다. (분명 쿵쌤은 11시에 가라하셨눈데..)

다행히 이삿짐은 착착 싸고 있었고 할아버지도 전기, 수도, 가스 정산을 다 준비하고 계셨습니다. 근데 집을 보여주시더니 갑자기 옥상으로 부르셔서는 지금 이사비를 달라고 하시더라고요.

근데 갑자기 안보이던 팔뚝에 문신이 보이고 옥상의 아득한 뷰가 갑자기 무서워져서 이사가 끝나지도 않은 채로 이사비를 드리고 말았습니다. 심지어 식사하시라고 10만원 더 챙겨온 봉투까지 건네드리고 맙니다.

명도 초보의 진심 멍청한 실수였습니다. 지금생각해보면 바로 안준다고 해코지할 상황도 아니었는데 말이죠.

이사비는 꼭!!!! 이사짐차 떠나기 전에 정리한 후에 드리길 바랍니다. 짧은 2시간이었지만 돈 더 안주면 이사 안 나간다고 어긋장 놓으실까봐 쫄아있었…

그런데 제가 운이 좋았는지 할아버지는 대형폐기물까지 스티커작업도 해놓으시고 앞집이랑 인사도 하시고 이사를 나가셨습니다.

7. 집 수리
이사비 책정을 위해 방문했을 때처럼 집안 상태는 구옥 치고는 괜찮은 수준이었습니다. 예전 소유자분이 오랫동안 보유하신 곳이어서 한번 올수리를 하셨던 집이더라고요.

근데 중간중간 열받을 때가 있으셨는지 방문이 발자국… 주먹자국대로 큰 구멍난 곳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화장실도 수리한 것 치고는 뭔가 조금 어설픈???

동네 인테리어 하시는분 불러다 견적을 받으니 화장실올수리+도배+장판해서 400-500 부르시는데ㅜㅜ 들어와서 살것도 아니고!!!

지금 컨디션에서 더 수리 한다고 해서 완전 올수리 아니면 티도 안날 것이라 고민을 조금 하다가 (짝꿍은 수리하자 vs 저는 그냥 세놓자) 동네 부동산 사장님의 눈을 믿어보기로 했습니다.

하루 날잡아서 대충 사진에 찍힐 만한 포인트 정리를 싹 하고 사진을 잘 찍어서 보여드리니 사장님이 이정도면 됬다고 하시길래 수리계획은 깔끔하게 접었습니다!!

다만 구멍난 문짝이랑 매우 낡은 손잡이들은 셀프로 교체를 다 했고요. 인건비 고려하지 않으면 재료비(퍼티, 시트지, 손잡이, 기타 부자재 등)로 5만원 정도 지출해서, 도배 50만원 해서 총 인테리어로는 55만원이 들었습니다.

8. 임대 및 매도 계획
사실 바로 매도하고 싶었으나 그 지역이 실거주 매매가 잘 이뤄지지는 않는 곳이어서, 임대를 최대한 맞추고 매도하기로 했습니다.

처음 전화한 부동산에서는 전용 평수 얘기하니 9천 얘기하길래 (후려치는 분위기) 바로 끊고 다른 부동산에 전화를 걸어봅니다.

요즘 전세대란 분위기와 더불어 LH임대랑 중기청임대로 가능한 금액대가 1.1-1.3 수준이라 최소 1.1로 맞춰봅니다. 마침 젊은 세입자가 구해져서 중기청 대출로 9월 28일 잔금으로 잘 마무리가 되었답니다 !!!!

이제 매도만 하면 되는데요!!

명도기를 썼으니 행크의 기운으로 곧 매도콜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위 경험담은 다음 ‘행복재테크’ 카페에
2020년 10월 게재된 ‘몽쓰’님의
‘명도 후 임대까지 완료했습니다’를 재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