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검색을 하던 중 인천에서 50%대로 유찰되고 있는 빌라를 발견했습니다.

현황조사서를 보니 화재로 인해 건물 손상이 심각한 상태였습니다.

불난집이라… 궁금증이 도져 운동화를 찾아 신고 집을 나섰습니다.

건물 앞에 도착해 계단을 오르는데 50대 중반으로 보이는 부부가 뒤를 따랐습니다. 아마도 저와 같이 현장조사를 나온 분들로 보였습니다.

“여기 조사하러 오셨어요?”

모자를 눌러쓴 웬 젊은 여자가 걸어가다 홱~ 뒤돌아 물으니 당혹스러웠나 봅니다.

“어 그냥 들렀는데…”

이렇게 말하는 그 분들을 뒤에 세워두고 해당 호수 앞에 섰습니다. 벽돌 몇 개로 대문을 막아놓고 있었는데, 문조차 오그라들어 있었습니다.

“뭐야? 여기 불났나 보네!!!”

이분들은 유찰이 많이 되어 왔는데 불난집이었던 걸 몰랐나 봅니다. 아저씨의 말을 듣고 따라 올라오던 아주머니가 소릴 질렀습니다.

“뭐? 불났어??”

“사람도 죽었을까?”

아저씨가 제게 물어봤습니다. 장난끼가 발동한 저는…

“이정도 불이면 사람이 죽었을 수도 있겠는데요.”

아주머니는 손사래를 치기 시작했습니다.

“에구에구 싫어, 이거 그냥 줘도 안해, 당신 당장 내려와.”

올라오던 그 발길을 그대로 돌려 내려가셨습니다. 저는 다른 호수에 양해를 구하고 내부를 살피고 월세도 확인한 뒤 건물 밖으로 나왔습니다.

한참을 바라보며 생각했습니다.

‘이거…처리할 수 있을까?’

건물 주변까지 둘러보고 가까이 위치한 인테리어 가게에 들어갔습니다.

“사장님 저 건물 화재난거 얼마면 수리할 수 있겠어요?”

사장님은 코웃음쳤습니다.

“알어? 지금 이렇게 묻는 것이 아가씨가 네 번째야!!! 저거 수리해도 안돼”

“사장님 그지 말고 저 불난 호수 견적서 내주세요.”

전화번호를 적어 건넸습니다.

“안된다니까”

“에이 사장님 그지 말고 알려주세용!! 근데 저 집은 왜 화재가 난거래요?”

“저 건물 LPG가스 쓰잖아. 저 바닥에 저렇게 가스통이 놓여 있는데 웬놈이 담배꽁초를 거기 버린거야. 그래서 가스줄 타고 쉬~~뻥 한거지.”

“사람은요?”

“창문으로 들어와 터졌으니 사람은 그냥 문 열고 나갔지.”

‘다행이네 사람은 안죽었군’ 하며 주변시세를 다시 조사해보고 업 계약서를 쓰자는 중개인들의 말에 순진한척 고개를 끄덕여주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아가씨 다들 노는 공휴일에 이렇게 부동산 보러 돌아다니다니 참 징하다”는 부동산 사장님들의 말…그치만 저는 이게 노는건데^^
마음이 통해서일까, 인테리어 사장님이 전화를 주셨습니다.

“음 견적냈어. 5백은 안 나올 것 같어.”

“사장님 내부 봤어요? ”

“볼 수는 없는 것을 봤다고 할 수는 없지만 견적냈어.”

그래, 뼈대는 살아 있으니… 사람들은 불난집 수리비가 많이 나오리라 생각하지만, 끝까지 가보면 그만큼은 나오지 않더군요. 해당 견적은 싱크대, 도배, 장판, 도어락까지 더한 금액이었습니다.

모든 조사가 끝났습니다. 이제 망설일 차례.

‘수리를 해서 세를 받는 것은 문제가 없다. 하지만 저렇게 바닥에 뒹구는 가스통을 잘 관리하지 않으면 또 저렇게 화재가 날 수 있는데…’

고민하다 결국 다른 상가를 받기 위해 이 물건은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결과를 보니 최저가 1500만원의 물건에 세 명이 입찰해 1700만원대에 낙찰되었습니다.

그래, 잘 받으셨다. 낙찰자도 내가 염려하는 부분을 잘 관리하겠지…

입찰할 물건이 지금은 아주 많은 시기입니다.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한다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말을 항상 떠올리며 하루하루를 보내면 여러분도 충분히 좋은 내 물건을 찾아낼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위 경험담은 다음 ‘행복재테크’ 카페
2009년 5월 게재된 ‘부자파로스박수진’님의
‘박수진의 경매이야기1-불난집’을 재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