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람들이 아이들의 가정환경을 두고 흙수저, 금수저와 같은 말을 한다.
이런 말은 마치 돈으로 사람의 계급을 나눈 느낌을 준다. 인생의 출발선에서부터 이미 최종순위가 결정된 것처럼 말이다.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다고 해서 늘 행복하지만은 않다. 가난한 집에서 자랐다고 꼭 불행하게 살아간다는 법도 없다.
나는 오히려 어린시절 부족함을 경험한 사람들이야말로 하나씩 채워가는 과정에서 감사하고 더 깊은 만족감을 느끼며 성장한다고 생각한다.
인생에 굴곡은 반드시 온다.
지금껏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 경험에 미루어보면, 힘든 시기를 맞았을 때 바닥을 경험해 본 사람과 아닌 사람의 차이는 확연하게 나타났다.
바닥을 경험한 사람은 유연하고 단단하게 극복해냈다. 반면 안정적이고 풍족하게 자란 사람은 조금만 흔들려도 크게 불안해했다. 남들이 보기에 꽤 괜찮게 살고 있음에도 쉽게 좌절하고 무너졌다.
시골 가난한 집, 6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난 나는 어린 시절부터 깊은 가난을 경험했다.
입을 것과 먹을 것은 항상 부족했고, 학창시절 용돈 한번 제대로 받아본 적 없었다.
우리집은 전세보증금을 감당하지 못해 차도 못 들어가는 달동네로 밀려났다. 대학 재학 중에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버텼다.
대학 졸업 후에도 나이트클럽에서 일하며 230만 원을 주고 산 중고 티코를 6년 반 동안 타고 다녔고, 종잣돈을 모으기 위해 음료수 한 캔 사먹지 않았다.
그렇게 버티고 버텨 30대 중반이 되자 경제적 여유가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돈이 많아진다고 늘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스스로에게 말했다.
“그래도 가난했던 시절보다 지금이 훨씬 낫잖아.”
이렇게 생각하면 어떤 힘든 상황도 헤쳐 나갈 수 있었다.
이건 비단 나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힘든 시간을 견뎌본 사람은 단단하고, 단단한 사람은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군 복무는 남자들에게 인생의 가장 힘든 시기 중 하나다. 군에서는 나이나 사회적 지위와 상관없이 상관에게 무조건 존칭을 써야하고, 지시를 따라야 한다.
억울하거나 납득되지 않더라도 받아들여야 하고, 모든 일정을 통제받는다. 자유로운 일상과 완전히 다른 세계이기에 그곳에서의 생활은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제대 후 돌아보면 그 시간이 참을성과 책임감을 길러주었음을 알게 된다. 남성의 경우 군필자와 아닌 사람의 차이가 확연하게 느껴지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일부 학교나 기업에서는 극기훈련, 해병대 캠프와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의도적으로 어려운 상황을 체험하게 해 정신력을 강화시키기도 한다. 그런 과정이 사람을 성장시킨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혹시 아이를 키우는 부모인데 경제적인 여유가 되지 않아 무언가를 채워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드는가?
지금 당장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조금 부족한 환경에서 자라는 아이가 힘든 상황을 더 잘 이겨내게 된다. 그리고 그 아이는 하나씩 채워지는 경험의 소중함을 알고, 스스로의 힘으로 삶을 개척하는 법을 배우게 될 것이다.
나는 지금 경제적 여유가 있지만 내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모두 들어주지 않는다.
내가 그러했듯 부족함을 느끼며 자란 아이는 무언가를 얻었을 때 더 큰 기쁨을 느끼고 삶의 감사함을 알게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과정을 통해 아이들의 내면이 더욱 단단해질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과거가 단단하다면 현재에 흔들리지 않듯, 지금 힘들다면 미래에는 절대 그만큼 힘들지 않을 것이다.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는가.
지금의 고된 시간은 당신을 더욱 강하게 만들어 줄 것이니, 그저 묵묵히 한 걸음씩 나아가라.
다 괜찮아진다.
-「그냥 이렇게 살면 돼」 일부를 재편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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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읽어보기
산다는 것이 왜 그리 힘든지 도대체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할지 남들처럼 행복한 날은 언제쯤 내게도 올지… 누구나, 아니 어쩌면 오늘 아침 출근길에도 이런 생각을 해봤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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