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교보문고에서 황현희 씨가 쓴 책을 훑어본 적이 있습니다. 책에서 저자는 자신을 ‘비겁한 투자자’로 정의합니다. 거시 경제 흐름 속에서 일정한 패턴을 몸소 체험한 그는 애매한 지점에선 매수하지 않고 곡소리가 3번 이상 날 때 현금을 투입하는 전략을 취한다고 밝힙니다. 이를 실행에 옮긴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익절은 항상 옳다’는 명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모두에게 필요한 자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주식시장과 코인 시장, 부동산이나 채권 시장에는 일정한 사이클과 패턴은 있습니다. 하지만 이 사이클과 패턴에는 함정과 예기치 못한 변수가 발생할 수 있어서 정확한 예측을 하는 건 매우 어렵습니다. 비트코인 반감기 사이클도 마찬가지겠죠. 그간의 반감기에서 나타났던 특징과 패턴이 반복될 것이라 생각하고 이 시장에 들어왔지만, 디테일에서 많은 차이를 보이는 게 현실입니다. 이제는 비트코인 반감기 사이클을 믿고 무지성 기다리며 장투하기보다 적절히 지혜와 순발력을 발휘하여 대응하는 게 더 현명해 보입니다. 단, 비트코인만 투자한다면 예외일 테고요.
예전 글에서 밝혔다시피, 이제 비트코인 반감기 사이클의 순환이라는 건 무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월가 자본이 들어왔고, 전세계 자본을 주무르는 기관 입장에서도 비트코인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자산수단에 이르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좋은 수익을 거둘 수 있을까요?
거시 경제 안에 존재하는 일정한 패턴, 사이클을 정확하게 읽고 투자해야 할까요? 물론 이를 이용하여 좋은 수익을 거두는 고수들이 있겠지만, 저는 이 방법에 대해선 회의적입니다. 패턴과 사이클이 정확하게 반복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취해야 할 방법은 1년이라는 기간 안에 찾아오는 ‘곡소리’를 이용하는 비겁한 투자법입니다.
그간 이 시장에 들어오셔서 감을 잡으셨겠지만, 패턴과 사이클과는 크게 상관없이 예상치 못한 악재는 항상 발생합니다. 작년 8월 엔캐리 청산 트레이드 같은 공포 뉴스가 그 예입니다. 아무리 시장의 분위기가 좋아도 1년 내내 상승하는 자산 시장은 존재하기 어렵습니다. 상승장 속에서도 악재는 반드시 발생하여 큰 폭락은 일어납니다. 반대로 1년 내내 하락하는 자산 시장도 존재하기 어렵습니다. 하락장도 그 기간에 한계가 있어 반드시 상승 모멘텀이 발생하는 트리거와 특이점이 나타납니다.
우리가 이번 사이클에서 지나친 욕심을 자제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사업을 하시는 분들은 종소세 신고로 이만저만 스트레스가 있을 텐데요, 저는 어떻게든 비용 처리를 늘려서 세금을 줄이려고 애쓰지 않습니다. 1년에 한 두 번씩 찾아오는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고 싶기 때문이죠.
큰 공포 뉴스로 자산시장에 악재가 발생하면 잠자고 있었던 현금을 움직이거나 조용히 대출(레버리지)을 검토해보면 됩니다. 언론에서는 부정적인 기사를 쏟아내며 공포를 조장하겠지만, 그 시점이 바로 기회입니다. 조급해 할 필요가 없습니다. 급락 이후 의미있는 상승이 나오려면 최소 1~2달의 횡보와 매집 구간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이 기회를 포착하여 유동성을 잘 활용한다면, 1년에 최소 30%의 수익은 충분히 얻을 수 있습니다.
현재 크립토 시장은 잠시 열기를 식히고 있습니다. 숨고르기 후 더 큰 상승의 힘을 보여줄지, 아니면 좀 더 횡보와 매집을 위한 조정을 주고 움직일지는 예측하기가 조심스럽습니다. 더욱이 이번 상승이 그간 기대했던 대불장(알트가 저점대비 10배 이상 상승)으로 이어질지 여부도 미지수입니다. 그래도 저는 작년 10-11월에 나타났던 상승의 힘보다는 훨신 큰 랠리를 기대하고 있고, 지금 알트 가격의 평균 4배까지는 올라서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이렇게 예측하는 이유는 이더리움 움직임에 기인합니다. 결국 알트 대불장은 이더리움이 전고를 뚫고 새로운 구간으로 진입해야 가능한데, 현재 그 모습이 어렴풋하게 보입니다. 기관들이 계속 매집 중인 와중에 팩트라 업그레이드 성공적으로 완료되었고, 이제 스테이킹 ETF까지 통과된다면 그동안 답답했던 모습을 탈피하여 시원한 폭발력을 보여주지 않을까요?
아무쪼록 비가 와서 시원한 불금, 모두 즐겁게 보내시기 바라겠습니다. 모든 댓글에 대댓글을 달아드리고 싶으나, 시간이 넉넉치 못해 일일히 달아드리지 못하는 점 양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모두 좋은 주말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