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은 아무런 죄가 없다
주인의 생각에 따라 그 모습을 갖췄을 뿐이다

지금까지 제가 매입했던 물건 중 멀쩡한 부동산은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법적으로 하자가 있든지, 매입할 당시 주목받지 못했거나 애매한 물건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렇게 애매했던 반지하 빌라와 허름한 단독주택도 예쁘게 변신을 시켰고, 상가도 공실을 매입하여 사람들이 모여드는 사업장으로 탈바꿈시키고, 지하상가와 모텔도 사람들이 붐비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현재의 모습보다 바뀔 모습에 더욱 포커싱을 두고, 소비자의 입장에서 필요한 부분을 챙기려고 합니다.

부동산 투자를 할 때 소비자의 눈을 갖고 있는 것은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특히 업무용 건물의 경우 주인의 감각에 따라 물건의 운명이 달라집니다.

망한 5000평 펜션을 낙찰받았습니다

5,000평 펜션 이야기
진정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갖췄는가?
엄청 큰 펜션입니다. 이 지역에서 규모로는 탑에 들 정도입니다.

덩치만 크다고 좋은 평가를 받을 수는 없습니다. 손님들이 만족할 수 있는 것을 잘 갖췄는지가 중요합니다.

이 물건은 단독으로 낙찰을 받았습니다. 최저가에 베팅을 했는데 저만 예쁘게 봤나 봅니다. 덩치도 크고 약간 외진 곳에 있고, 현 상태로 쓸 수 없다는 점이 부담되었을 것입니다.

저는 이 물건에 처음 들어섰을 때 느낌이 정말 좋았습니다. 물건의 첫인상과 느낌을 정말 중요시하는 편인데 정말 편안하고 포근한 느낌이었습니다.

잘만 꾸민다면 제가 처음에 이 물건에게서 받았던 느낌을 소비자도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펜션 낙찰받고
아쉽게 강제집행으로 마무리
경매에서 명도를 최대한 원만하게 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런데 상대가 어설픈 법적지식을 갖고 있거나 무리한 요구를 할 경우 협상이 잘 되지 않습니다.

펜션 점유자가 5억 원을 요구했는데 입장이 좁혀지지 않았습니다. 수목과 조경석이 이미 낙찰자에게 귀속되었는데 점유자는 그 부분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참으로 아쉽습니다.

자신의 입장보다 상대방의 입장도 한 번은 생각해야만 좋은 답을 찾을 수 있는데요. 에누리 없이 무조건 5억 원이 아니면 법대로 하라고 하니 결국 법대로 처리가 되었습니다.

새벽에 출발해 여유 있게 펜션 앞 계곡을 둘러봤습니다. 물이 정말 깨끗합니다.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노무 인원을 태운 버스와 장비들이 하나씩 도착합니다.

규모가 있으니 장비와 인원도 많습니다.


물건 입구에서 대기하다 드디어 집행시간이 되어 펜션 앞으로 이동했습니다.


점유하고 있는 관리실 앞에 서있는 송사무장

집행관이 낙찰자와 점유자가 최종 합의가 되지 않는 부분을 확인하고 강제집행을 시작합니다.

문을 잠그고 있는 점유자에게 귀중품을 챙겨서 나오라고 합니다.



24호실에 있는 짐들을 하나도 남기지 않고 실었습니다. 5톤차 18대 분량의 짐이 나왔고, 집행비용이 2,000만 원을 훌쩍 넘겼습니다.

집행 종료 후 펜션 둘러보기
오후 2시가 되어서야 집행이 완료되었습니다.

이 넓은 공간을 여유 있게 둘러보며 어떤 그림을 그릴지 구상했습니다.


산 밑에 있어서 공기도 참 좋습니다.


펜션 내부 역시 무척 넓지만 소비자가 좋아할 만한 공간으로는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저는 계속 바뀔 모습을 그려봅니다.

계곡뷰의 2층 테라스에서 어떻게 뷰를 살리며 꾸밀지 생각해보았습니다.

테라스에서 계곡물이 흐르는 소리가 들리니 기분이 좋아집니다. 머릿속에 컨셉이 100% 완성되지 않아서 그냥 자유롭게 도화지를 펼쳐둡니다.

이상으로 5000평 펜션에 입성한 이야기를 간략하게 마칩니다.

집행을 마무리하고 주변을 둘러보며 유튜브 촬영도 하였습니다.

더욱 자세한 사항과 변신한 모습은 행크TV를 통해 확인해보세요.

부동산은 아무런 죄가 없습니다. 주인의 생각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질 뿐입니다.

-송사무장(2021년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