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돈가스를 튀깁니다.
그런데 돈가스를 튀기는 사진보다 사람들과 임장을 다니는 모습이나 꼬맹이 자녀들과 임장을 다니는 모습의 사진을 카톡방에 자주 올리는 편입니다.
처음에는 대수롭게 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경매낙찰스터디 재수강을 여러번 하기에 ‘왜 자꾸 내 수업을 듣냐, 다른 수업도 들어라’ 했습니다. 물론 다른 수업도 들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경낙스가 고향 같다나 뭐라나…
사실 이런 재수강을 하시는 분들이 반갑지는 않습니다.
처음 수강하는 분들만 있다면 지난 기수에 했던 이론들을 살포시 덧씌어 재탕(?)을 해도 표시가 덜 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분들이 여럿 계시면 재탕하기도 힘들고 기수마다 수업 내용을 달리하거나 업그레이드해야 하기에 피곤해집니다. ㅎㅎㅎ
그런데 그녀가 심상치가 않습니다.
처음에는 무대뽀로 지역을 가리지 않고 움직이고, 비가오나 눈이오나 아주 열심입니다. 그래서 생각했죠. ‘저러다 금방 지치고 나가 떨어질텐데…’
차라리 천천히 가더라도 자신의 보폭으로 긴 호흡으로 가시는 분들은 오래가거나 성공하는 것을 많이 봤지만, 양은냄비처럼 타오르는 분들은 둘 중 하나입니다. 스스로가 뜨거워져 반짝 했다가 사라지든지, 실천력 갑으로 성공하든지.
저는 그녀를 전자쪽으로 해석했습니다. 스스로 뜨겁다가 떠날 것이라고..
그녀도 다른 초보자들처럼 소나기떼처럼 움직였습니다. 남들이 좋아하는 물건 수십명 입찰에 본인도 덧되어 들러리 되기가 수십 번. 경쟁자들이 너무 많다고 볼멘 소리를 했었습니다.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대로 500띠기 하려고해도 낙찰이 되지 않는다. 이게 뭔 일이냐’고. 이래저래 포기할만하고 본업으로 돌아가서 돈가스 튀기는 것이 더 빨리 돈을 벌 것 같은데도 이상하게 그녀는 여전히 돈가스 매장보다는 임장하는 사진을 단톡방에 더 올렸습니다.
드디어 300띠기에 성공하는 건가?
낙찰 받은 물건
전국 순례를 하듯 임장하던 그녀는 결국 자신이 가장 잘 아는 자기네 동네 물건에 입찰했습니다.
목표는 여전히 300 띠기. 늘 수업에서 ‘큰 욕심부리지 마라, 수강료 정도만 번다고 생각해라, 초보자들이 너무 욕심내면 안 된다’ 등을 강조하는데, 정말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었는지 늘 보내오는 물건의 수익은 300을 넘지 않았습니다. ㅎㅎ
소소한 수익율표
초보자이지만 슬기롭게 명도를 하고, 소소하지만 본인이 목표한 대로 300띠기가 눈앞에 펼쳐지니 그녀는 싱글벙글 합니다.
그런데 더 기쁜 소식이 전해집니다. 같은 아파트라도 구조가 조금씩 달랐던 부분에 가산점이 더해져 그녀의 매도가는 고공행진을 했고, 결국은 매도를 2억4천이 아닌 2억6300만원에 하게 되었습니다.
급상승한 수익율표
300띠기가 목표였던 그녀는 2천띠기를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또 싱글벙글 경매가 너무 재미있다고 합니다.
그녀는 요즘 어깨에 날개를 달고 부동산을 임장 다니며 경매와 입찰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그 이후 경매로 3건을 더 추가로 낙찰을 받았고 지난주에는 경매보다도 싸게 나온 아파트 급매물을 계약했다고 인증샷을 보내왔습니다.
처음엔 어리버리하다고 생각했던 그녀가 점프력을 과시하며 달리고 있습니다.
제가 그녀를 좋아하는 건, 잘 하고 있는 것도 칭찬할 만한 것이지만 같은 동기나 후배들을 위해서도 아낌없는 시간과 배려, 희생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그러면서 자기도 공부가 많이 된다고 정말 괜찮다’고 하는데 와락 껴안아 주고 싶을 정도입니다.
끝으로 그녀가 저에게 보낸 메일을 공개합니다.
위 경험담은 2024년 6월 게재된 ‘쿵쿵나리’님의
‘돈가스 튀기는 그녀의 도전은 아름다워!’를 재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