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부동산 기사에 배우 장동건 이름이 많이 등장했습니다.

14년 전 126억원에 매입한 용산 한남동 건물의 가치가 약 174억원 더 올라 300억원으로 추정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추정치에 불과하다, 수익률을 세세하게 따져보면… 이렇게 실눈뜨고 볼 수도 있지만, 차포 다 떼고도 어마어마한 금액임은 틀림없습니다.

싸이보다 40억 비싸도 장동건의 투자가 더 현명했던 이유 [아분파]
2014년 해당 건물 모습

사실 장동건이 이 빌딩을 살 때만 해도 ‘너무 비싸게 샀다’는 말이 많았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싸이가 약 90m 떨어진 비슷한 대지면적의 빌딩을 87억에 매수하면서 나온 말이었습니다.

항공지도에서 보면 딱 그렇게 보입니다. 언론에서도 그렇게들 많이 이야기했고요.


장동건 건물(위)과 싸이 건물(아래)

‘그렇구나’ 하면 서운하죠. 분명히 장동건이 50%나 더 비싸게 매수한 이유가 있을 겁니다. 그래서 찾아봤습니다.

2019년 빌사남의 인터뷰를 보니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둘 다 대지가 100평인데 장동건이 비싸게 매입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 건물은 특이한 점이 있습니다.

장동건 건물이 지하 2층~지상 5층 규모인데 같은 대로변에 있는 싸이의 건물은 지하 2층~지상 6층 건물입니다. 싸이 건물은 앞뒤 높이 차이가 있어서 대로변에서는 3층 정도의 건물로 보이고 가시성이 떨어집니다.


싸이가 매수한 건물의 앞뒷면

반면 장동건 건물은 전체가 다 대로변에서 보여서 가시성이 뛰어납니다. 그래서 매입가가 비싸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수익률도 충분히 나오고요.”


장동건 건물의 앞뒷면


https://youtu.be/eFkGroCoIHY 인더뉴스 진은혜 기자ㅣ ▲ 신대리: 안녕하세요, 빌사남TV 입니다. 오늘은 이태원에 나와 있습니다. 특별한 게스트 한 분도 준비되어 있는데요, 저희 회사 정성문 팀장님을 모셔보도록 하겠습니다. △ 정팀장: 안녕하세요, 저는 빌사남 부동산 중개법인에서 일하고 있는 정성문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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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대 이전만 해도 이 지역은 상권이랄 것이 크게 없었습니다.

이태원로 북쪽으로는 리움미술관과 부자들의 단독주택, 대사관.

이태원로 좌우로는 각종 사무실과 작은 식당들.

이태원로 남쪽으로는 고급빌라, 미군아파트, 연립, 단독주택이 혼재.

아주 조용한 동네였고, 주요 상권은 그보다 남쪽 순천향대병원과 서쪽 이태원역에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그돈이면~’ 하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 지역임이 틀림없었습니다.


2010년 당시 주요 상권

하지만 서울은 순식간에 변하기 마련이죠.

2011년 한강진역에 블루스퀘어가 개관했습니다.

블루스퀘어는 1700석, 1400석짜리 대극장 2개관과 약간의 식당, 소품샵, 서점 등이 있는 공연장으로 매일 ‘구매력 있는’ 고객들을 공급했습니다.

엘리자벳, 위키드, 오페라의 유령 등 대형 공연이 쉬지 않고 열리면서 한남동 공영주차장 남쪽 거리는 핫플레이스로 빠르게 변해갔습니다.

뮤지컬 극장에 방문하는 분들은 보통 옷도 좀 차려입고, 큰맘 먹고 왔기에 가격이 좀 있어도 좋은 음식과 카페를 찾기 마련입니다.

이에 맞는 상점들이 들어서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곧 이 골목을 ‘한남동 카페거리’라고 불렀습니다.


한남동 카페거리, 빨간 원이 장동건 건물

2019년에는 미군아파트(용산 외인아파트)를 재건축한 나인원한남이 입주를 시작했습니다.

설명이 필요 없는 최고급 아파트로, 상가 역시 각종 프리미엄 브랜드 전시장과 식당이 입점했습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주변에 고급식당과 카페들이 추가로 자리잡아 지금의 ‘한남동 상권’을 만들었습니다.


나인원한남 / 사진=ANU건축

현재 장동건 빌딩은 한남동의 여러 상권으로 이동할 수 있는 절묘한 자리에 있습니다.

맞은편은 꼼데가르송과 리움미술관으로 이동하는 큰 길과 접하고, 남쪽으로는 한남동 카페거리와 접해 있습니다. (카페에서 장동건 건물을 배경으로 사진 찍어 SNS에 올리는 분들도 상당했죠)

건물 자체도 포르쉐 스튜디오가 입점해 랜드마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장동건 건물(파란색)과 주변지역

최근 장동건 건물 로드뷰

‘설마 이렇게 될 줄 알았겠어?’ 싶지만, 미리 예상하고 건물을 매수했다면 장동건(에게 건물 매수를 추천한 분)은 정말 대단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많은 사람들이 ‘비싸다, 실패한 투자다’라고 했고 지금까지도 그런 이야기가 돌지만, 결국 어떤 시각으로 부동산을 바라보는지 여부가 큰 수익을 만들어 낸 좋은 사례임에 틀림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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