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 사는 속초얼짱입니다.
사업투자반 강의를 듣고 스터디카페를 알아보던 중 서울은 너무 많이 생긴 것 같고, PC방처럼 대형화가 답이라는 생각에 최소 80평 이상 상가를 찾아봤습니다.
안되겠다 싶어 지방으로 눈을 돌리던 차에 제가 사업을 하는 춘천에 전용 120평 상가가 경매로 나와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곳은 춘천의 대치동으로 불리는 곳으로, 입지도 괜찮고 넓을수록 승산이 있겠다 싶어 단번에 낙찰받았습니다.
명도를 하려는데 1500만원을 요구하기에 저만의 필살기로 잔금 전에 명도했습니다. 미납관리비 부분도 건물 관리자의 실수를 캐치해 심플하게 정리했습니다.
이제 남은건 공사인데, 정말 고민이 많았습니다.
프랜차이즈를 할까 아님 개인 프랜차이즈(컨설팅)를 이용할까. 평수가 커서 프랜차이즈는 최소3억이 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 프랜차이즈도 어차피 인테리어 마진이 있을 테니 고민하다가 ‘명도가 예상보다 2달 일찍 끝났으니, 그동안 내가 한번 만들어보자’고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평면도 달랑 한 장 들고 시작한 일은 점점 커지는데…
좌석은 애초에 크고 넓게 하려 마음먹었기에 좌석 90개, 스터디룸 1개, 넓은 휴게실, 넓은 복도를 계획했습니다.
평수가 크다고 좌석만 많이 만들면 경쟁에서 앞설 수 없을 것 같더군요.
도면은 친구가 도와줘서 3일 동안 만들고, 전기와 같이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경량자재는 제가 인천에서 화물로 내리고, 경량인력은 일당을 주었습니다. 전기는 일당보다는 턴키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저는 매일 아침8시부터 사람들 일 끝날 때까지 지켜보면서 수정하고 맘에 안 들면 부수고, 다시 만들고, 부수고…
직접 하다 보니 자재랑 인건비가 줄기도 하고, 그래도 남들보다 공사비를 아꼈다는 생각에 원하는 대로 계속 수정했습니다.
경량공사가 끝난 뒤에는 목공 인력 4명을 불러 소파, 의자와 계단에 포인트 벽을 만들었습니다.
바닥면이 고르지 못해 레벨링도 하고, 벽체가 완성된 뒤에 겁도 나더라고요. 이게 잘 하고 있는 건지, 돈을 더 날리는 건 아닌지…
도장공사는 여러 업체의 견적을 받고 느낌 있는 업체와 계약해 바닥(돌자갈, 에폭시)공사까지 맡겼습니다.
친환경 페인트인 벤자민무어를 알게 되어 고만하다가 업체 사장이 사업공간에서는 비싸서 안 쓴다는 말에 ‘그럼 내가 쓰지’하고 주문했습니다. 일반 페인트 가격의 5배인데 색감이 예쁘긴 합니다.
하지만 콩자갈은 엉망이라 부랴부랴 지인을 통해 콩자갈 업체를 다시 수소문해 시공했습니다. 큰일날 뻔 했어요.
‘진료는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
이제 가장 중요한 책상. 네이버에 검색해 여러군데 견적을 받아보니 LPM책상 기준 파티션 없이 7~15만원을 부르더군요.
인테리어도 저렴하게 하는데 이왕이면 좋은 책상을 찾으면 좋겠다면서 원목책상을 찾기 위해 가구공단을 뒤졌습니다.
그러다 정말 좋은 사장님을 만났어요.
원목은 가격에 따라 등급을 나누는데, 가격 대비 훨씬 높은 등급의 원목책상은 물론 시가 200만원 상당의 마호가니원목 원장(계단석용)과 우드슬랩(휴게실용) 10장을 서비스와 말도 안되는 가격에 주셨어요.
결국 어떤 스터디카페에서도 볼 수 없는 10인용 원목 카페석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저도 아직 이해가 되지 않아요. 왜 그렇게까지 해주신 건지, 우리 조원들은 가구 금액을 알려드리니 다들 깜짝 놀랐습니다.
마지막으로 시트지와 간판을 만들고 붙인 뒤 드디어 오픈했습니다.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겁도 많이 났지만, 완성해보니 뿌듯하고 돈 아낀 것도 너무 좋아요.
우리 스카 방문하는 학생들도 기존 스카와는 정말 다르다며 좋아하니 기쁨 2배입니다.
현재는 오픈기념으로 캔음료, 빵, 과자, 프린트, 커피 등을 전부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과연 얼마나 남을지 모르지만 끝까지 해보려고요.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위 경험담은 2020년11월 게재된 ‘속초얼짱’님의
‘스터디카페 공사완료하여 오픈하였습니다’를 재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