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거래처 윗분들과 저녁식사 자리에서 명퇴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이제 막 40대 초반에 연봉도 최고수준으로 받는 은행 본사 직원들이 설레발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카톡을 보면 캠핑도 다니고, 억대 외제차를 끌고, 시계며 옷이며 한눈에 봐도 있어 보이는 분들이 참… ‘어지간히 할말 없구나’ 싶어 화제를 돌리려는데 솔깃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다음엔 뭘 먹고 살아야 하나
치킨집, 그리고 나온 업종이 스터디카페였습니다. 뭔가 배우고 운영하는 것이 두려운 평범한 샐러리맨에게 스터디카페는 분명히 ‘만만해 보이는’ 분야였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된 2010년대 중반부터 스터디카페가 급격히 늘어났습니다.
호텔 못지않은 입구, 스타벅스보다 훌륭한 인테리어, 잔잔한 음악, 무제한으로 먹어도 되는 음료까지. 처음 가본 스터디카페는 코앞에 공공도서관이 있더라도 돈 내고 갈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chapter.1 한번 계산을 해볼까요?
스터디카페 프랜차이즈의 전신이 인테리어업체라는 점은 금시초문이죠?
답답하고 냄새나는 독서실의 이미지를 지우고, 카페의 이미지를 입은 것에는 이들 업체의 영향이 절대적이었습니다.
이런 럭셔리한 인테리어에 흠뻑 빠져 창업을 한다. 그럼 평당 200만원 중후반대의 인테리어 비용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그래도 뭐 수익만 확실하다면야.
예를 한번 들어보죠.
평당 인테리어를 270만원으로 잡고, 70평 스터디카페를 만들면 1억9800만원이 나옵니다. 여기에 가맹비+교육비+기자재비+홍보비+예비비 등을 더해 초기투자금이 2억5000만원 정도 들었다고 계산합시다.
다행히 운영이 잘 돼 매월 1000만원의 매출, 순수익은 500만원 정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청소는 알바 쓰고, 본인은 출퇴근하며 정리하는 것이 대부분인데 직장 월급보다 많이 법니다. 이정도면 아주 괜찮죠.
하지만 간과한 부분이 있습니다. (행복재테크 회원이라면 모두 눈치채셨을 겁니다)
만약 임차해 운영하는 스터디카페라면 초기투자금 2억5000만원을 회수해야 합니다. 시설비가 많이 들어가는 만큼 5년 정도 계약했을 테고, 1년에 5000만원씩은 원금을 회수해야 합니다.
‘나중에 권리금으로 돌려받으면 되잖아. 아니면 손익분기점 이후엔 500만원 모두가 수익인데’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평촌 학원가 스터디카페 현황
자, 지금부터 잘 보세요.
월 500만원씩 가져간다는 소문이 퍼지자마자 옆 건물에 스터디카페가 들어섰습니다. 하나가 생기자 여기저기 막 들이댑니다. 오픈이벤트로 20% 할인도 했다가 심지어 건물주가 창업한 스카는 학생 대상 1+1을 진행합니다.
미치고 팔짝 뛰겠지만 제살깎아먹기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과도한 경쟁에 버티지 못하고 점포를 매물로 내놨는데, 시설비마저 제대로 회수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나마 잘 운영해보겠다는 사람이 있어 최대한 빨리 넘기고, 그는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그 정도로 빠져나온 것만으로도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
(이게… 누군가에겐 기회일 텐데?)
chapter2. 스터디카페 운영의 실제
스터디카페 창업 관련 영상들을 보면 하나같이 시설임대업이 아니라 자영업이라고 합니다.
레드오션 중 레드오션으로, 베테랑 사업가와 건물주만 성공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었다고도 합니다.
안정적이고, 유행타지 않고, 인건비도 안 들고, 기술도 필요 없고, 직장인이나 주부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말은 10년 전 이야기입니다. 자칫 1~2년 만에 퇴직금 전부를 날려버릴 수도 있는 것이 현재 스터디카페 창업의 현실입니다.
오픈빨은 한두 달에 불과합니다. 다음은 ‘영업능력’에 따라 매출과 수익이 달라집니다.
학생들이 떠듭니다. 간혹 싸우기도 하죠. 같은 온도인데 춥다 덥다 말이 다릅니다. 간식을 준비했더니 싹 다 가져갑니다. 다리를 떨거나 냄새를 풍깁니다. 노트북과 프린트가 고장납니다. 도난사건이 발생합니다. 코를 골며 잡니다. 정액시간이 끝났는데 퇴실하지 않습니다. 쓰레기를 버리거나 음료수를 쏟습니다. 다른 손님과 시비가 붙습니다…
학창시절 독서실이나 도서관에서 발생했던 에피소드가 내 사업장에서 벌어집니다. 이걸 해결할 생각조차 안 해봤다면, 어쩔 줄 모르고 주춤거린다면… 손님은 썰물처럼 빠져나갑니다. 단골장사인 스터디카페에서는 한명이라도 손님이 빠져나가면 타격이 큽니다.
이용자들은 화려한 인테리어만 보고 스터디카페를 찾지 않습니다. 시설은 ‘공부하기 좋다’는 조건만 맞춰주면 됩니다. 깔끔하고, 책상 넓고, 의자 편하고, 소음 적고, 화장실 깨끗하고, 간단한 음료와 간식 정도만 잘 갖춰도 됩니다.
그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돌발상황에 빠르게 대처하는 노하우와 찾아올 수밖에 없는 마케팅입니다.
부천 상동 스터디카페를 검색해봤습니다. 건물마다 하나씩, 두 곳이 있는 건물도 있습니다. 학원가임을 감안하더라도 너무 많습니다.
이중 가장 위에 있는 업체부터 클릭해보면 관리되는 곳과 아닌 곳이 나뉩니다. 대표사진부터 리뷰의 개수 등 가보지도 않고 어디가 괜찮은지 감이 옵니다.
블로그 마케팅업체에 맡긴 리뷰는 제목부터 티가 납니다.
‘상동 스터디카페 00 집중하기 딱좋아, 공부하기 완벽해, 브런치 가능, 쾌적한 분위기’ 뭐 이런 문구가 보입니다. 상위 노출을 위해 키워드를 조합한 제목입니다. 사진도 비슷비슷 하죠. 날짜도 몰아서 올라오고. 위 업체는 사진 갯수도 똑같네요. 알고리즘 타기에 최적화됐나…
예전엔 이런 작업멘트에 혹하는 분들이 좀 있었는데, 요즘도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
업체 쓰는 대신 사장님이 스터디카페를 어떻게 운영하고 있는지 안내해주는 포스팅을 지속적으로 올린다면 어떨까요.
1주년 기념 떡을 뒀다든지, 대청소를 했다든지, 문에서 소리가 난다기에 고무 패킹을 달았다든지… 이런 포스팅 몇 개만 보여도 다른 곳 안 찾아보고 등록할 수 있을 겁니다.
chapter3. 지금 스터디카페 창업을 고려한다면
여러 창업 커뮤니티에 시설비도 안 되는 권리금으로 스터디카페를 양도한다는 글이 보입니다.
이런 시기에도 꾸준히 좋은 수익을 내고 있는 스터디카페도 많습니다.
이들은 고객이 찾을 수밖에 없는 킬러콘텐츠와 선택할 수밖에 없는 저마다의 이유를 확실히 갖고 있습니다.
행복재테크 카페에서 검색만 해봐도 얼쑤1억, 한탐정, 정팀장200억현금부자, 가제트박, 하대디, 2021마중물, 온스러브 등 많은 분들의 경험담과 꼭 알아둬야만 하는 TIP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빨간쪼끼님의 스터디카페 관련 강의와 스터디를 모니터링하면서도 상당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창업을 했거나 창업을 준비 중인 사람들이 모여 문제를 제시하고 해결책을 고민하는 것도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스터디카페는 한달치 등록하면 걱정할 것 없는 시설임대업이 아니라, 손님이 집에 안 가고 계속 내 매장에 서성거리는… 보통의 자영업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스터디카페 운영을 고민하고 있다면 입지 좋은 상가를 찾아 인테리어하고 창업하는 것도 좋지만, 낮은 권리금의 사업장을 인수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시설은 괜찮은데 운영할 줄 몰라서 매출이 떨어지는 매장도 상당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충분히 지켜보고, 실제로 이용하며 장단점과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체크해 볼 필요는 있겠죠.
창업을 고민할 때 이미 자리잡은 분들의 노하우를 얻으려면 행복재테크 경험담을 살펴보고, 이후에 관련 책과 강의를 수강하며 차근차근 알아보시기 바랍니다.
본격적으로 스터디카페 창업을 준비하고 있거나 운영중이라면 곧 모집예정인 빨간쪼끼님의 ‘스터디카페 창업 마스터 패키지’를 수강해 보시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위 경험담은 2023년 게재된
‘도서출판 지혜로’의 네이버 포스트를 재편집했습니다.
스터디카페 창업 마스터패키지 ‘지난 커리큘럼’ 살펴보기(8월 모집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