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얼마 전 달콤한 100만원 차이 아파트 낙찰로 매일매일 기쁨을 누리고 있습니다.

입찰 전 임장했을 때 확인한 것은 관리비가 3개월 밀려있고, 이미 이사했다는 정도. 이러면야 명도가 쉽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낙찰을 받고 나자 모든 것이 깜깜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책과 경험담을 봤을 때 빈집명도는 수월할 수도 있지만, 섣부르게 개문했다가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할 수도 있잖아요.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매각허가결정까지 일주일간 아~무것도 안했답니다.

매각허가결정이 난 후에야 법원을 찾은 나, 사건기록을 열람해 소유자의 연락처와 새 주소를 확인했습니다.

바로 물건지 관리사무소로 향했습니다. 낙찰자의 대리인이고, 관리비를 확인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관리사무소에서도 소유자의 연락처를 알고 있는 만큼 제가 알고 있는 번호가 맞는지 확인했습니다.

오! 이사하면서 관리비를 모두 정산했답니다. 혹시나 만에 하나 점유자가 있을 수도 있으니 집을 찾아가 초인종을 누르고 두드려도 봤는데 조용~ 하더군요.

전기계량기도 안 돌아가고, 관리비내역서를 보니 수도세도 안 나오네. 이건 무조건 빈집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현관문에 0000 1234 2580 눌러보고 싶었는데 꾹 참았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빈집이어도 조급해하지 말자며 소유자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이사 나가신거 알고 있어용 용 용~ 비번 좀 알려주세 용 용 용”

이미 이사했으니 미련이 없을거라 생각하고 비번을 가르쳐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으나 답이 없었습니다. 전화도 안받네요.

다음날 다시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협의를 좀 하고 싶다고 했지만 연락을 안받습니다. 막상 이렇게 되니 시간 들여 강제집행하는 그림이 그려집니다.

아…빈집 맞는 것 같은데 그냥 개문해버릴까, 문 부숴버릴까…

엄청나게 갈등했습니다. 아니 이 문만 열면 끝나잖아요.

그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시나 모르니 절차대로 하자고 결심했습니다. 항고기간이 끝나면 내용증명을 보내고, 잔금납부하며, 인도명령까지 신청해야지 마음먹었습니다.

항고기간이 끝날 무렵,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카톡을 보냈습니다.

‘비밀번호를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점유한 것이고, 나는 제3자이므로 협의를 끌어내야 한다. 협상테이블에 앉으면 이사비도 지급될 수 있다’

여전히 답이 없습니다. 혹시나 ‘이사갔으니 미련도 없고 귀찮게 하지 말고 그냥 알아서 하라’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럴 만도 하지요. 앞길에 무지하게 길어졌습니다.

그렇게 두시간이 흘렀는데, 갑자기 전화가 왔습니다. 두근두근 앞이 하얗게 변해버립니다.

“아 거기 비밀번호 0000일텐데요.”

아놔… 춤춰야 되는건지, 화내야 되는 건지…

다음날 찾아가봤더니 집 상태가 너무 좋아서 깜짝 놀랐습니다. 잘만 수리하면 멋지겠다 하고 흐뭇하게 나오면서 비밀번호를 바꿔뒀습니다.

마지막 쐐기를 박기 위해 다시 전화해 “집 내부 상태는 확인했고, 원래 소유자에게 이사비를 지급할 의무는 없으나 낙찰자가 빠르게 사용수익을 할 수 있게 협조해주셨기에 소정의 이사비를 드리겠다”고 이야기하고 계좌번호를 받아 30만원을 입금했습니다.

사실 돈을 안줘도 되지만 아깝지 않았습니다. 강제개문을 해도 2-30만원, 강제집행까지 진행했다면!!! 시간과 비용은 훨씬 더 많이 들었을 테니까요. 그돈 소유자한텐 준다는 생각으로 아름답게 마무리했습니다!

모두들 응원 감사합니다!! 더 열심히 배워나가겠습니다^^
위 경험담은 다음 ‘행복재테크’ 카페
2017년 7월 게재된 ‘머스트’님의
‘첫 낙찰, 14일간의 명도기’를 재편집한 것입니다.